베트남 언론이 2019년 동남아시안(SEA)게임 축구 결승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한 박항서 감독의 '아버지 리더십'에 찬사를 보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대표팀은 현지시각 10일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인도네시아와의 결승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1959년 초대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박 감독은 다시 한번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썼지만, 역사적인 공식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경기 후반 32분께 베트남 선수가 상대의 거친 반칙으로 쓰러졌지만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한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 감독은 선수 보호를 위해 주심에게 연신 큰소리를 치고 삿대질을 하며 항의했고,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을 명했다.
이후 박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박 감독이 관중석에 오르자 일부 인도네시아 팬들이 거친 욕설과 몸짓으로 위협했지만, 박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
경기 직후 베트남 언론 'ZING'은 "박 감독이 새끼를 보호하는 닭처럼 싸웠다"고 표현했다. 이어 "박 감독이 심판이나 상대 감독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며 이런 불같은 모습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전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내가 침착했어야 한다"고 사과하면서도 "나의 퇴장보다 우승이 우선이었다"고 당시 심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순간 매우 기쁘고 이 기쁨을 즐거워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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