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도 연말 IPO 쏠림 현상 여전…"제값 못 받는 상장사 속출"
입력 2019-12-11 14:22  | 수정 2019-12-11 15:16

연초엔 썰렁하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연말이 되면 북적거리는 현상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IPO 기업이 몰리면 자연히 일부 상장사들은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IPO 시기를 분산시키려는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를 합한 상장기업수는 총 20개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12월 신규 상장사수는 8곳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17곳, 11월 20곳, 12월 8곳 등 4분기 상장사수는 45곳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분기별 상장사수는 1분기 16곳, 2분기, 20곳, 3분기 32곳에서 4분기 45곳이다. 연말이 될수록 IPO 기업이 몰리는 현상이 올해도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모금액으로 봐도 연말 IPO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분기 IPO 공모금액은 7793억원, 2분기 3099억원, 3분기 6907억원이었다. 그런데 10월과 11월 단 두달간의 공모금액은 무려 1조684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공모금액을 다 합한 것과 10월 11월 2개월간의 공모금액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덩치가 큰 IPO 기업이 연말에 더 몰렸다는 의미다.
문제는 IPO 기업이 몰리면 개별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IPO 흥행의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4개 기업이 동시에 공모 청약을 진행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인기가 좋은 일부 종목이 자금이 쏠릴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기업은 제값받기가 힘들어진다.
11월 코스피, 코스닥 신규 상장사 15곳의 평균 일반 청약 경쟁률은 413.4대 1을 기록했다. 10월 629.8대 1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또 5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IPO 기업이 8곳이나 됐지만 코리아센터 4.1대 1, 티움바이오 5.3대 1, 한화시스템 16.8대 1, 노터스 22.3대 1 등 일부 종목의 경쟁률은 매우 부진했다. 모바일 게임사 미투젠은 내년 상반기 상장 재도전에 나서겠다며 최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IPO 기업들이 대체로 비슷한 시기에 상장 추진에 나서면서 연말 IPO 쏠림 현상이 벌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소와 상장주관사들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대부분의 IPO 기업들이 연초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상장 계획을 확정하고 상반기 실적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나서 연내에 IPO를 마무리하려 하기 때문에 연말에 상장기업들이 몰리게 된다"라며 "거래소와 상장주관사들이 IPO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서 상장 시기를 조율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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