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020년 예산이 날치기 처리됐다며 격분하는 중에 한국당 소속 장석춘 의원(경북 구미시을)이 예산확보를 자랑했다.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의 행보가 부적절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장 의원은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이 한국당을 제외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합의로 처리된 후 '장석춘 의원, 구미에 295억원 로봇인력 양성기관 유치된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장 의원이 예산확보를 자랑한 사업은 '로봇직업교육센터사업'이다. 로봇 활용 확대에 따른 직업훈련 수요에 대응하기 현장 맞춤 교육과정 개발 및 장비구축이 목적으로,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295억원(국비 180억원, 지방비 115억원)이 투자된다.
장 의원은 "경영난, 인력난에 빠져있는 구미 제조 기업을 살려보고자 3년 동안 여러 정부부처와 기재부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추진했던 로봇직업교육센터 설립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봤다"며 "이번 예산 확보가 끝이 아니라 앞으로 이 사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의 이런 행보가 부적절했단 반응이 나온다. 장 의원이 속한 한국당은 현재 여권의 예산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해 격렬하게 저항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의원을 겨냥해 "날치기라더니 예산안 통과하자마자 보도자료로 홍보하는 한국당 의원님"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장 의원이 낸 보도자료에 '국회 산자중기 위원으로 사업예산 통과에 큰 기여' '마침내 결실' 등의 문구를 꼬집으며 "보는 내가 민망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의원은 자신을 겨냥해 "보는 내가 민망하다"고 비판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장 의원은 "네 맞다. 큰 결실이다. 구미 경제를 살리고 구미 시민들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는 민생사업 예산이 통과돼 너무 기쁘다"며 "사업 발굴부터 오늘까지 3년 동안 모진 풍파를 겪으며 통과시킨 예산이라 너무 좋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은 내년도 예산 전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며 "총선에만 혈안이 돼 가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총선 겨냥용 예산, 대북 퍼주기 예산에는 소중한 세금이 한 푼도 투입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제1 야당이 철저히 배제된 채 정체불명의 '4+1 협의체'에서 세입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절차적으로 잘못된 예산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민생예산까지 반대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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