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그룹 부도후 주인 5번바뀐 대우빌딩의 `기구한 운명`
입력 2019-12-10 17:58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유산인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의 기구한 운명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우그룹 부도 이후 주인이 다섯 차례나 바뀌었는데 소유주 중 대우그룹, 금호그룹, 모건스탠리운용 모두 몰락했기 때문이다.
서울스퀘어가 건립된 것은 42년 전인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그룹은 건설교통부가 해당 용지에 짓고 있던 건물을 1973년 사들인 뒤 계열사 대우건설이 직접 건설해 1977년 6월 준공했다. 지하 2층~지상 23층에 달하는 당시 서울 최대 규모 빌딩 중 하나였다. 서울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어 서울을 상징하는 빌딩이 됐다.
대우그룹 본사로 활용되던 대우빌딩은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금호 품에 안겼다. 빌딩 꼭대기 간판 역시 대우그룹에서 금호그룹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것이 금호그룹 몰락의 방아쇠를 당겼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한 금호그룹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우건설 주가가 빠질 경우 손실을 보전해주는 풋옵션 조항을 내걸었는데, 이 조항이 독이 돼 돌아온 것이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주가 관리를 위해 대우빌딩을 2007년 7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부동산운용 부문에 9600억원에 재매각했다. 금호그룹에서 대우빌딩을 사들인 모건스탠리는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2009년 11월 서울스퀘어라는 현재 이름으로 빌딩을 재개관한다. 문제는 그사이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금융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2010년 싱가포르계 알파인베스트먼트에 손실을 보고 건물을 팔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알파인베스트먼트에서 서울스퀘어를 9800억원에 사들였다. NH투자증권은 사들인 서울스퀘어 수익증권을 상장리츠인 NH프라임리츠와 삼성화재, 군인공제회,농협중앙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에 전량 재매각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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