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밤 별세하자 경제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김 전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모습이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0일 추도사를 통해 "만 30세, 가난이 당연했던 그 시절, 기업을 손수 일구시고 해외를 무대로 글로벌 기업을 키우셨다"며 "가장 먼저, 가장 멀리 세계로 발을 딛으시고는 몸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길을 보여 주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허 회장은 이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말씀에 많은 기업인들과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면서 "그런 시작이 결실을 맺어 지금 우리나라는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글로벌 교역 국가로 우뚝 서 있다"고 했다.
허 회장은 김 전 회장을 기리며 '앞날을 먼저 내다보시고 앞서 간 인물', '진실한 기업가로서 늘 국민을 사랑하시던 청년', '헌신적인 애국자', '경제 외교관', '어려운 이들을 보듬었던 인물' 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시장에서 수출로 살아가던 대한민국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고, 한반도 주변 4대 강국과의 원만한 공존이 불확실해지고 있다"며 "전 세계를 누비시며 답을 찾으셨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추도했다.
허 회장은 이어 "알래스카에서 아프리카까지 구두와 서류가방만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셨던 회장님의 발걸음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일류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다면 그것은 회장님의 첫 걸음 때문임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끈 선구자였다"며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영의 효시이자 한국 경제발전 성공의 주역이신 김우중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어 "냉전이 끝나자 가장 먼저 동유럽으로 달려가 세계경영의 씨앗을 뿌렸고, 중남미·중국·베트남·아프리카 등 당시 왕래도 드문 낯선 땅에 가장 먼저 진출해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알렸다"면서 "열정적인 경영철학은 여전히 우리 경제계에 큰 발자취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은 또 "무엇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장 앞서서 개척했던 기업가 정신은 경제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오래도록 귀감이 될 것"이라며 "고인이 일생을 통해 보여주셨던 창조적 도전의 정신을 이어받아 침체된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논평을 내고 "김우중 회장은 세계경영을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해외수출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대우그룹을 국내 정상의 기업으로 이끌었다"며 "우리나라가 자동차·조선·중공업 분야에서 고도화의 내실을 다지고 세계적인 수출국가의 대열에 합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이어 "고인은 일선 기업현장에서 물러나신 이후에도 후임 청년사업가 양성에 힘쓰시며 기업가로서 모범을 보여 주셨다"면서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이어 받아,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 고도화를 통한 국가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임형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