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들이 육아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카페가 최근 '분유 사기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지난 8일 전국 여러 지역의 맘카페와 중고나라 사이트에 '김○○ 분유 사기 사건'을 고발하는 글이 다수 개재됐다.
김 씨는 여러 중고나라 번개장터나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을 '분유·기저귀 판매 대행업자'라고 소개하고 회원들에게 물건을 주문받아 판매했다.
김 씨는 분유를 시중가에 비해 한 캔당 5000원가량 싸게 팔았고 주문자의 전화나 문자에 즉각 응답하는 방법으로 신뢰를 쌓았다.
주문량이 폭주해 물건 확보가 늦어지면 자신이 마트에서 정상가에 구매하고 구매자에게는 약속한 가격으로 배송을 해줬다.
구매자가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거나 재구매 횟수가 늘어나면 할인 폭을 대폭 올려 맘카페 회원 사이에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그러다 이달 초 김 씨가 갑자기 주문자의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았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로 바뀌웠다.
피해를 본 한 회원은 "김 씨는 한번 거래를 하면 본인 주민등록증을 복사해 보내주기도 하고 자기 아이 이름과 생일까지 가르쳐줬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가족사진을 올려놔 아이 얼굴까지 다 안다"며 "이런 사람이 사기를 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김 씨 연락처가 갑자기 '없는 번호'로 나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당황했다"며 "다른 것도 아니고, 아기들이 쓰는 분유와 기저귓값을 사기쳤다는 데 분노를 느낀다"고 전했다.
자체 조사를 한 피해자들은 "김 씨에게 분유·기저귓값을 미리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한 회원은 현재 3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은 1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로 다양하며 피해 지역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물론 부산·경남 등 전국적이다.
회원들은 피해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는 대로 김모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김 씨가 아이디를 여러 개 갖고 있으며, 현재도 같은 수법으로 다른 사이트에 접속해 사기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며 "피해 사실이 빨리 알려져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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