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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산화수소·퀀텀닷…`곳간` 채운 한솔케미칼
입력 2019-12-09 17:38  | 수정 2019-12-09 20:04
한솔케미칼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이익이 올해보다 2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동력은 과산화수소와 퀀텀닷(QD)·2차전지 소재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솔케미칼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각각 5989억원, 1147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매출은 4444억원, 영업이익은 941억원에 달했다. 내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670억원, 영업이익 1356억원이다.
한솔케미칼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과 미세 공정 증가 수혜 효과를 볼 수 있는 화학업체다. 회사 관계자는 "과산화수소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라인 증설에 따른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수요가 증가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세척용 화학제품이다. 또 낸드플래시 박막증착 공정에 쓰이는 전구체(Precursor) 매출도 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전구체를 공급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솔케미칼 주력 제품은 과산화수소인데 내년부터 삼성전자 평택 2공장(P2), 중국 시안 2공장(X2) 가동이 본격화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내년 연간 반도체향 과산화수소 출하량은 올해 대비 약 20% 증가한 7000t(중국법인 포함)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QD 디스플레이용 소재와 2차전지 음극바인더 등 전자재료도 한솔케미칼이 최근 강화하고 있는 제품이다. 한솔케미칼 관계자는 "회사는 전자재료와 반도체용 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QLED TV 출하량이 올해 500만대에서 내년 650만대로 증가하면서 한솔케미칼의 QD 소재 수요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 효과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중대형 전지 출하 증가가 본격화하면서 2차전지 소재 매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솔케미칼 순부채비율은 지난해 43.8%에서 올해 24.3%, 내년에는 10.5%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한솔케미칼 주가는 9만5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한솔케미칼 목표 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목표가는 13만원이며 하이투자증권은 12만5000원, NH투자증권은 12만원이다.
한솔케미칼은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69)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다. 조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장녀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남이다. 조 회장은 한솔케미칼 최대주주(14.47%)이며, 국민연금이 2대 주주(14.22%)다.
조 회장 장녀인 조연주 사장(40)은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한솔케미칼 등기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14년 한솔케미칼 경영에 합류한 이후 회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솔케미칼 영업이익은 2013년 28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5년 490억원, 2017년 790억원, 지난해엔 940억원까지 증가했다. 5년 만에 이익이 약 3.4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에는 인수·합병(M&A)도 큰 힘이 됐다. 조연주 사장은 2016년 한솔케미칼이 테이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테이팩스는 전자소재용 테이프와 포장용 테이프, 식품포장용 랩 제조사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840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테이팩스는 한솔케미칼이 지분 45.4%를 갖고 있는 연결 자회사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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