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상장이 오는 11일로 예정됐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 간 외국인의 강한 매도를 받아낸 한국 증시에서 추가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주당 공모가를 32리얄로 확정한 아람코는 총 기업가치만 1조7000억 달러로 평가받으며 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 1위로 새롭게 등극할 예정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아람코는 11일 사우디 국내 증시인 타다울 증권거래소에 전체 지분의 1.5%인 총 256억달러 규모로 상장된다.
아람코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약 1조5000억 달러대 글로벌 자금이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아람코가 연내 편입될 경우 전통적인 12월 '산타랠리'로부터 한국 증시만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지난 5일까지 5조원이 넘는 매도 공세를 이어나갔다. 특히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 비중이 확대되면서 조정된 지수가 적용되기 직전인 26일에만 8573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코스피를 순매도했다.
앞서 MSCI 측은 오는 12월 12일 이전에 아람코가 상장될 경우에만 12월 17일 이전까지 지수 편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아람코 상장일이 12일 이후로 늦춰진다면 MSCI는 내년 1월 5일 이후로 아람코 편입을 연기할 방침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아람코의 12일 이전 상장과 MSCI 12월 중 편입을 상정해도, 이로 인해 한국 증시에서 유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출 규모는 시장에 큰 충격을 줄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아람코가 MSCI EM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은 높지만 그로 인해 한국에서 유출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2157억원으로 영향력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MSCI EM 지수에 반영될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가총액인 256억 달러가 아닌 유통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람코가 12일 이전 상장한다면 MSCI 지수 편입 비중은 상장일 또는 상장일 하루 뒤 거래일의 시가총액으로 결정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타다울 거래소의 일일 가격제한폭이 10% 내외임을 감안하면 아람코의 MSCI 편입 비중은 공모가 기준 0.39~0.48% 수준일 전망이다"라며 "한국 비중 축소폭은 최대 0.08%포인트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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