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호남·운동권·비박…'비주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 선출
입력 2019-12-09 11:46  | 수정 2019-12-16 12:05

자유한국당 신임 심재철 원내대표는 1980년대 대학생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경력을 지닌 5선 의원입니다.

광주 출신이자 한 때 친이(친이명박)계로 불리는 등 현 주류 세력과는 거리를 둬왔던 그가 원내 지휘봉을 잡은 것은 향후 한국당의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입니다.

심 원내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을 시작으로 경기도 안양에서 내리 5선을 했습니다. 김무성(6선) 의원을 제외한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그가 경선 출마 선언을 했을 당시만 해도 원내대표 자리가 그의 경륜에 비춰볼 때 비교적 작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심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정견발표에서 "선수에서나, 민주화 운동 경험에서나, 저는 더불어민주당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다"고 피력했습니다.

실제 그는 그간 다선의 무게감을 의식하지 않고 한국당의 '공격수'를 자처하며 투쟁 선봉에 서왔습니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작년에는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비공개 업무추진비 내역을 확보해 폭로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같은 5선인 이주영 의원과 함께 삭발 투쟁에 나섰습니다.

이런 투쟁 경력을 봤을 때 심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협상 테이블에서 강경한 자세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했습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그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내란음모, 계엄법 위반 혐의로 5개월간 수감돼 고문을 받았다가 '형 면제'로 풀려났고, 1983년 12월 특별 복권됐습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1985년 동대문여자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가 1년이 채 안 돼 MBC에 기자로 입사했습니다.

1987년 MBC 노동조합을 설립해 초대 전임자를 지냈고, 1992년 방송 민주화를 요구하며 MBC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실패하자 그해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투신했습니다.

2000년 원내에 입성한 그는 약 20년간 전략기획위원장·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최고위원 등 당내 다양한 주요 직책을 역임했습니다.

예결위원장이던 2009년에는 야당의 반대에도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사업인 4대강 사업 예산 등이 포함된 2010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국회 세월호 사고 대책특별위원회' 등의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1993년 MBC 시절 투옥됐다가 방송에 복귀하는 날 교통사고를 당해 20여일간 생사를 헤맨 이력도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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