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의 비리를 청와대에 제보한 57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오늘(6일) 소환해 조사 중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8시50분쯤 송 부시장의 울산시청 집무실과 관용차량, 집 등을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그를 소환했습니다. 송 부시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 부시장은 이날 오후 1시쯤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전에 (검찰에) 왔다"며 "청와대 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이 "청와대에 어떻게 (제보를) 전달하고 보고했는가"라고 묻자 송 부시장은 "청와대를 간 적이 없는데"라고 언급했습니다.
어떤 내용을 조사받는 중이냐는 질문 등이 이어지자 "아무것도…그냥 일반적인"이라고 말을 흐린 뒤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송 부시장은 오전에 검찰에 출석했다가 점심 식사를 위해 잠시 청사 밖으로 나오다 취재진과 마주친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검찰은 송 부시장으로부터 김 전 시장 비리를 처음 접수한 52세 문 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소환해 제보를 받은 경위와 이후 처리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검찰이 문 전 행정관의 소환조사 이튿날 바로 송 부시장에 대한 강제수사 및 소환 조사에 나서면서 비위 의혹의 제보와 첩보 생산·이첩, 이후의 경찰 수사 과정에서 송 부시장이 부당하게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검찰은 이날 송 부시장을 상대로 문 전 행정관이 김 전 시장 관련 정보를 먼저 요구했는지, 어떤 형태로 제보를 전달했고 이 과정에 청와대나 경찰의 다른 인물이 더 개입했는지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하명수사 의혹이 커지자 그제(4일) 브리핑을 하고 김 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 관련 첩보가 어떻게 접수됐는지 경위를 설명했는데, 이 과정에서 송 부시장이 최초 제보자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송 부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다가 시중에 떠도는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이야기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정부에서 여러 동향을 요구했기 때문에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 청와대에 먼저 제보를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혀 진실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송 부시장의 이런 입장이 알려지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누구의 말이 참말인지는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