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인접해 있는 중국·러시아를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 다수의 북한식당이 활황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를 연말까지 송환해야 함에 따라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유엔안보리는 제재결의 2397호에 따르면 해외 파견중인 북한 근로자를 올해말까지 본국으로 송환시킬 것을 명시했다.
최근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북측에 자국에 있는 북한 식당을 폐쇄하고 현지에 있는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과 유명 관광지 시엠레아프 등지에 있는 '평양냉면'·'일조' 등 북한 식당 6곳이 지난달 30일 문을 닫았다고 한다.
캄보디아 노로돔 시아누크라는 전 국왕은 북한을 두고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사이가 가까웠지만 유엔제재 압박을 피해가지 못했다.
식당이 문을 닫기 전 캄보디아 중국인 방문객 수가 예년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북한 식당도 활황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캄보디아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2017년 대비 75.5% 증가해 100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관광객 및 교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던 북한식당은 최근 중국 관광객 및 주재원 증가로 다시 호황을 맞았지만 이번 식당 폐쇄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200㎞ 떨어진 시엠립주 지역까지 북한식당이 개업하기도 했다. 최근 오픈한 프놈펜 공항 앞의 북한 음식점 진달래가 대표적으로 중국과의 합작한 식당이다. 북한식당은 통상 현지인 또는 중국인과의 합작형태로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이 식당은 중국측에서 건물, 인테리어 등 시설 관련 준비를 하고 북한이 운영해 수익을 절반씩 배분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북한 노동자의 송환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과 중국 영사 당국이 전격 회동해 주목된다. 추이아이민 중국 외교부 영사국장과 이길호 북한 외무성 영사국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만나 북·중 제13차 영사 협상을 했다. 이 자리에서 북·중 양측은 영사 협력 강화와 인적 왕래 편리화, 양 국민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 수호 등의 의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 규정을 피해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하지 않고 계속해서 영업을 하게 해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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