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애물단지된 金펀드…석달새 수익률 9% `뚝`
입력 2019-12-01 17:27  | 수정 2019-12-02 07:54
금값이 꼭짓점을 찍고 수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금펀드 상투를 잡은 투자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올 들어 금펀드 유입자금은 대부분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8월과 9월에 집중됐는데, 9월 이후 금값이 줄곧 떨어지면서 막차를 탄 투자자들은 평균 9% 가까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g당 금 가격이 5만5530원을 나타냈다. 8월 중순 g당 6만1300원으로 지난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장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9.4% 빠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2월물 금 선물가격도 9월 초 온스당 1560달러를 돌파한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연초 대비 고점까지 33% 급등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높아진 동시에 미국 등 주요국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점이 금값을 띄운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물자산인 금은 국제금리가 떨어질 때 몸값이 뛰는 흐름을 보인다.
금값 랠리는 미·중이 무역협상 스몰딜에 다다를 수 있다는 낙관론이 힘을 받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4분기 들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니 랠리를 나타냈고, 반대로 금값은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8.6%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15.7%로 쏠쏠한 편이지만 올해 중반 상승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투자 직후 손실 구간에 접어든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과 9월 두 달간 금 펀드로 유입된 투자금은 620억원에 달한다. 올해 전체 순유입액의 7배에 이르는 규모로, 상당수 투자자가 금값 꼭짓점을 잡은 셈이다.
금펀드 수익률이 다시 회복될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성장·저물가 국면이 지속되고, 중국·인도의 귀금속 수요가 여전히 높아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 밑으로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 금값 조정기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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