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약 6억년 전 0.5㎜ 세포 덩어리 화석 '카베아스파에라'
입력 2019-11-30 09:55  | 수정 2019-12-07 10:05
동물배아 논란에도 "동물 같은 배아 발달 동물 화석 훨씬 전 이뤄져"



약 6억900만년 전 암석에서 발견된 0.5㎜ 크기의 세포 덩어리 화석인 '카베아스파에라(Caveasphaera)' 정체를 놓고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적어도 동물과 같은 배아 발달이 동물 화석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이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NIGPAS)와 브리스틀대학 연구진은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貴州)성 두샨투오 지층에서 발굴된 수백개의 카베아스파에라 화석을 대상으로 고성능 X선 단층 현미경으로 투시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었습니다.

연구팀은 X선 투시를 통해 1㎛(1천분의 1㎜)까지 카베아스파에라 화석 안을 들여다보고 배아 성장 단계별로 화석을 나눠 카베아스파에라의 발생학을 재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난징연구소의 인중쥔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카베아스파에라가 인간을 비롯해 살아있는 동물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배아 내 세포를 분류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다만 이 배아들이 좀 더 복잡한 생물이 됐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카베아스파에라 화석은 사실 지난 2000년에 처음 발견됐습니다. 당시 하버드대학 연구진이 발견한 일부 화석이 2~4개 또는 그 이상의 세포를 가진 공 모양(球形)을 하고 있고, 동물 배아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집중적으로 연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홍조류처럼 줄기와 잎으로 분화하기 전에 카베아스파에라와 같은 세포군체를 갖는 것들과 구분이 안 되면서 흐지부지됐습니다.

난징 연구소-브리스틀대학 연구팀은 새로 확보한 카베아스파에라 화석에 대한 3차원 이미지를 통해 카베아스파에라 화석 껍데기 안을 분석해 세포들이 처음에는 껍데기에 붙어 있다가 분열을 거치면서 새장처럼 연결돼 안을 채워가는 발달 과정을 보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카베아스파에라에서 카베아는 라틴어로 새장(cage)이라는 의미입니다.

홍조류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적어도 이번 연구를 통해 홍조류가 아니라는 점은 확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어류에 기생하는 원생생물인 '이크티오스포레아(Ichthyosporea)'도 카베아스파에라와 비슷한 세포군체를 형성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있어 카베아스파에라를 동물 배아로 단정 짓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난징연구소의 주마오얀 연구원은 이와 관련, 카베아스파에라가 동물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하지는 않는다면서 "카베아스파에라는 불가사리나 산호 등의 배아를 많이 닮았지만 이런 동물은 화석이 되기 어려워 성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브리스틀대학 지구과학과 필립 도너휴 교수는 "카베아스파에라는 동물에 가까운 미생물과 원시동물의 초기 배아 단계를 모두 닮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어느 쪽인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위해 더 많은 화석을 찾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쪽이든 카베아스파에라 화석은 가장 오래된 동물이 화석기록으로 나타나기 훨씬 전에 동물과 같은 배아 발달이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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