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혈액질환 완치를 이한 조혈모세포 기증 의향이 국민 2명 중 1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과 임신부 200명을 대상으로 조혈모세포·제대혈 기증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조혈모세포 기증을 알고 있으며 10명 중 5명은 기증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정상인 혈액에 1%가량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가리킨다. 제대혈은 산모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분리 배출된 탯줄이나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이다. 백혈병이나 혈액암 같은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건강한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수적이다.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66.6%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53.1%는 기증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혈모세포 기증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막연한 두려움(40.9%)'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조혈모세포 기증이 대부분 골수를 통해 이뤄짐에 따라 아직도 '골수 기증'이라는 인식에 쉽게 기증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산을 하는 산모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얻을 수 있는 '제대혈 기증'의 경우에는 59.7%가 인지하고 있으며 50.5%가 기증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임신부 200명을 대상으로 추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임산부 10명 중 8명(76.5%)이 제대혈 기증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일반 국민(59.7%)보다 높은 응답률이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이식대기자는 4497명으로 총 34만명이 조혈모세포 기증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식을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형(HLA)이 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이식 대기자가 조속히 이식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증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조혈모세포 기증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대한적십자사 등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기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 후에 조직적합성항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면 최종 기증 의사를 확인한 후 기증이 이뤄진다.
김기철 질본 장기이식관리센터 과장은 "과거 조사에 비해 인지도는 상승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인 두려움으로 기증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조혈모세포의 채취 유형이 헌혈과 유사한 채취 형태인 말초혈 기증이나 임신부의 제대혈 기증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며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관련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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