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나스닥만 못한 美펀드 "애플·MS 더 담을걸"
입력 2019-11-27 17:59  | 수정 2019-11-27 20:02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미국 펀드는 여기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증시도 대형 기술주 위주로 오르다 보니 다양한 섹터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들이 지수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S&P500지수는 3140.52를 기록해 연초 대비 25.3% 올랐으며 나스닥지수는 8647.93으로 연초 대비 33.8% 상승했다. 그러나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 펀드 수익률은 27.5%에 그쳤다. 이는 환율 효과를 감안하면 오히려 나스닥은 물론이고 S&P500지수도 못 따라간 펀드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연초 대비 환율이 1110원대에서 1170원대로 오른 상황이라 달러가치 상승분까지 반영하는 언헤지펀드라면 지수 상승폭을 최소 6%포인트 웃도는 수익률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99개 미국 펀드(클래스별 구분 포함) 중 연초 대비 나스닥지수보다 오른 펀드는 5개에 불과했고 S&P500지수를 상회한 펀드는 61개였다.

개별 펀드로 볼 때도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익률이 지수 수준으로 좋았던 반면 액티브펀드 성과는 지수에 못 미치는 사례가 많았다. AB미국그로스 펀드가 연초 대비 29.82% 오른 수익률을 나타냈고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 펀드(언헤지형)가 연초 대비 수익률 29.6%를 기록해 S&P500지수보다 성과가 나았지만 다른 펀드들은 지수보다 못한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하이로이스미국스몰캡 펀드나 삼성애버딘미국중소형 펀드, 하나UBS미국토탈일드 펀드는 1년 수익률이 한 자릿수에 그쳐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미국 증시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액티브형 미국 펀드가 미국 증시를 못 따라가는 성과를 낸 이유는 최근 미국 증시 상승을 대형 기술주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 대형주를 많이 담은 펀드는 선전할 수 있어도 기술 섹터가 아닌 중소형주를 담은 펀드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2개 종목이 계속 미국 주가지수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 애플·MS를 담지 않았거나 비중이 적은 펀드는 지수보다 훨씬 못한 성과를 냈다.
나스닥 종목이면서 S&P500지수에도 포함되는 애플과 MS는 시총이 S&P500 전체에서 각각 4%가량을 차지한다. 두 종목을 합해 시총이 9% 가까이 되는 대형주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 다른 기타 종목 흐름과는 상관없이 지수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애플은 연초 대비 70% 올랐고 1년 전에 비하면 54% 상승했다. 애플에 지난달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긴 MS는 연초 대비 50%, 1년 전과 비교하면 주가가 43% 상승했다.
이 때문에 애플이나 MS가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지수보다 못한 성과를 나타냈다. 특히 중소형 펀드 성과가 부진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중소형 액티브펀드는 대형주가 이끄는 대세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TIGER미국나스닥100 ETF처럼 미국 나스닥 대형주를 집중해서 담은 인덱스펀드들은 오히려 지수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TIGER미국나스닥100은 1년 수익률이 32.7%로 1년간 22.17% 오른 나스닥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AB미국그로스 펀드 역시 애플을 3.62% 담고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 대형 기술주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과 페이스북 등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면서 액티브펀드 중에서는 좋은 성과를 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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