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 모란봉악단, 내달 방중 공연 전격 중단 "정치적 고려"
입력 2019-11-27 17:06  | 수정 2019-12-04 18:05

북·중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북한의 모란봉 악단이 내달 방중해 4년 만에 하려던 공연이 전격 중단됐습니다.

오늘(27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측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부터 한 달여 간 모란봉 악단을 초청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천<土+川>), 창사(長沙) 등 중국 주요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공연 관계자는 "현재 공연 계획이 잠정 중단된 상태"라면서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내달 초 공연이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소식통은 "모란봉 악단이 내달 초 공연을 하려면 선발대나 관련 장비가 들어오고 공연장 예약도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감지되는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북미간 갈등이 커지면서 중국 측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북한 대표 공연단의 방중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의 압박으로 수세에 몰리는데다 미·중 무역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북한 공연단의 방중 문제로 미국의 심기를 건들고 싶지 않다는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모란봉 악단의 이번 방중 공연 중단이 이목을 끄는 것은 중국과 악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송월 단장이 이끌었던 모란봉 악단은 2015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해 공연 직전에 '핵·미사일' 등 공연 내용을 놓고 불협화음이 일면서 갑자기 공연을 취소하고 귀국해 북·중 수뇌부 간 갈등을 표출한 바 있습니다.

북·중 양국은 모란봉 악단 철수 이후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등으로 관계가 냉각되면서 국가 차원의 예술단 교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을 시작으로 북·중 간 전략적 밀월 관계가 강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는데 이번 모란봉 악단 공연 중단으로 양국 관계가 생각만큼 밀접하지 않음을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모란봉악단은 여성들로만 구성된 북한의 대표 전자 악단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모란봉'이란 악단 이름을 지어줄 정도로 높은 대우와 북한 내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모란봉악단은 북한의 대외 예술단 교류 주역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사실상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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