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소 제재 대상 기업, `대심제` 도입으로 방어권 강화
입력 2019-11-26 15:10 

불공정거래 등을 이유로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이 심의를 받을 때 방어권이 보다 강화된다.
26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제재 대상 기업을 심의할 때 안건에 대해 '대심제(대심방식 심의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심의절차에 앞서 제재 조치 예정 내용을 제재 대상 기업에 사전에 통보하는 사전통지 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대심제는 심의 장소에 제재 대상 기업과 제재 심의·의결 주체인 감리부가 함께 참석해 법원 재판처럼 동등하게 진술하고 반박할 기회를 주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감시위원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체제다.
종전에는 '순차진술 방식'을 통해 감리부가 안건을 설명하면, 제재 대상 기업이 의견을 진술하고 퇴장한 다음에 재차 감리부가 반박 진술을 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순차진출 방식에선 감리부와 제재 대상 기업간 쟁점을 두고 깊이 있는 논의가 어려웠고 소명기회가 부족한 문제가 있었다.

대심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제재 대상 기업은 심의장에서 감리부와 각자 주장과 상호 공방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대심 진행을 한 뒤 제재 대상 기업이 심의장에서 퇴장하면, 시장감시위원회에서는 제재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제재 대상 기업에 다소 불리했던 순차진술 방식과 달리 대심제에서는 제재 대상 기업과 감리부에 동등한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해 절차적 공정성이 한층 강화됐다. 이번 대심제는 모든 제재 조치 안건을 대상으로 차기 시감위 회의부터 곧자로 적용된다. 다만 제재 대상 기업이 원치 않는 경우에는 대심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사전통지 제도도 대심제 도입을 기해 함께 개선된다. 지금껏 사전통지 제도는 제재 조치의 근거와 사실관계 등을 간단히 적은 수준으로 제재 대상 기업이 변론을 준비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제공될 사전통지 내용에는 제재 대상이 되는 사실관계의 세부 사항과 판단 근거 등 구체적인 위반 내용과 제재 조치 근거가 된 증거자료가 추가된다. 한국거래소 규율위원회와 시장감시위원회 전체 제재 심의 건에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사전통지 제도의 경우 일정기간 시범 운영을 거쳐 제재 안건 내용을 추가로 제공하거나 전면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의 경우 지난 2013년 4월 대심제를 시범 도입한 이래 지난해 1월부터 제재 대상 안건의 사전 열람범위를 전체 예정안으로 확대한 바 있다.
김현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제도팀장은 "기존에도 제재 대상 기업이 원하면 심의과정에서 서면이나 구두로 진술 권리가 보장돼 있었지만, 대심제 전면 도입과 사전통지 제도 개선으로 과거보다 강화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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