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국적기업인 쉰들러홀딩AG(이하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관련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소송을 제기할 당시 우리 측 승리를 낙관했지만, 올해 9월 쉰들러가 제기한 유사 소송 2심이 1심을 뒤집고 일부 승소하면서 걱정이 커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손해배상 소송에 이어 ISD까지 확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3분기 실적도 기대 이하로 집계돼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정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ISD 주무부처인 법무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합동대응단은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 간 2심 소송 결과를 비롯한 ISD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책회의 일정을 조율했다. 정부 관계자는 "쉰들러가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현대 측이 이긴 사례가 있어 ISD는 걱정이 없었는데 9월에 일부 패소하면서 긴장감이 생겼다"며 "법무부가 합동대응반에 속한 기관에 회의 소집을 알렸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이 회사 2대주주인 쉰들러 간 문제는 회사가 내린 결정들이 '일반적인 회사의 경영 행위냐' 아니면 '재량권을 일탈한 경영권 강화 행위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와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 수익률이 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거래 손실 700억여 원과 4000억원에 달하는 주식 평가손실을 봤다.
쉰들러는 주요 주주로서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해당 판단이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는 취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유상증자 과정에서는 '운전자금'이라고 얘기하지만 '현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금융당국이 증자를 승인한 점을 들어 ISD에까지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진행되고 있는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는 파생상품 계약이 핵심 계열사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9월 2심 재판부는 경영진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일부 손실을 입혔다고 판단해 일부인 17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 23.57%로 넉넉하지 않은 경영진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외국계 2대주주가 전방위적인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격"이라며 "실적이 우상향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대북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오르내렸지만 실적은 기대 이상의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각각 4748억원, 32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2.9% 급감했다.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 403억원을 17.5% 하회한 수치로 어닝 쇼크 수준이다.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보이지 않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92억원으로 올해 1271억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 낮은 수익성도 문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본사 영업이익률은 9%인 반면 해외 법인 적자가 지속되며 연결 영업이익률이 6.9%에 불과하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은 최근 낸 리포트에서 투자의견을 'Buy'에서 'Hold'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엘리베이터 유지·관리 매출액 상승은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엘리베이터 유지·관리 매출액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엘리베이터 보유대수 증가, 지난 3월 개정된 승강기 안전 관리법으로 유지·관리 대상 엘리베이터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진영태 기자 /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5일 정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ISD 주무부처인 법무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합동대응단은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 간 2심 소송 결과를 비롯한 ISD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책회의 일정을 조율했다. 정부 관계자는 "쉰들러가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현대 측이 이긴 사례가 있어 ISD는 걱정이 없었는데 9월에 일부 패소하면서 긴장감이 생겼다"며 "법무부가 합동대응반에 속한 기관에 회의 소집을 알렸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이 회사 2대주주인 쉰들러 간 문제는 회사가 내린 결정들이 '일반적인 회사의 경영 행위냐' 아니면 '재량권을 일탈한 경영권 강화 행위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와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 수익률이 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거래 손실 700억여 원과 4000억원에 달하는 주식 평가손실을 봤다.
쉰들러는 주요 주주로서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해당 판단이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는 취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유상증자 과정에서는 '운전자금'이라고 얘기하지만 '현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금융당국이 증자를 승인한 점을 들어 ISD에까지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진행되고 있는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는 파생상품 계약이 핵심 계열사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9월 2심 재판부는 경영진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일부 손실을 입혔다고 판단해 일부인 17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 23.57%로 넉넉하지 않은 경영진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외국계 2대주주가 전방위적인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격"이라며 "실적이 우상향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대북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오르내렸지만 실적은 기대 이상의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각각 4748억원, 32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2.9% 급감했다.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 403억원을 17.5% 하회한 수치로 어닝 쇼크 수준이다.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보이지 않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92억원으로 올해 1271억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 낮은 수익성도 문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본사 영업이익률은 9%인 반면 해외 법인 적자가 지속되며 연결 영업이익률이 6.9%에 불과하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은 최근 낸 리포트에서 투자의견을 'Buy'에서 'Hold'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엘리베이터 유지·관리 매출액 상승은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엘리베이터 유지·관리 매출액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엘리베이터 보유대수 증가, 지난 3월 개정된 승강기 안전 관리법으로 유지·관리 대상 엘리베이터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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