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가 고(故) 구하라(28)와 전 남친 사건을 언급하며 재판부를 비판했다.
공지영 작가는 25일 페이스북에 '구하라 님의 비통한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녹색당의 논평을 공유하며 "가해 남성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들 직접 동영상 관람한 것이 사실이라면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지영 작가는 "2차 가해라며 동영상 공개를 거부하는 구하라 측과 달리,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파악된다' 며 굳이 영상을 재판장 단독으로 확인한 판사. 그리고 내린 결론이 집행유예+카메라 이용 촬영 무죄"라며 "어젯밤부터 이 관련 기사 보면서 몸이 떨린다. 도처에서 고문과 학살과 만행이 진행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지영 작가가 공유한 녹색당의 논평에는 "'연예인 생명 끝나게 해주겠다'며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려 한 가해자 최종범은 죄의 무게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녹색당은 "그에게 ‘반성하고 우발적이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부장판사는 고 장자연 씨 성추행 혐의의 전직 기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것은 재판이 아니라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재판 당시 오 부장 판사는 심리 중 영상 확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지영 작가는 또 구하라와 전 남친의 사건을 보도한 한 매체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게 다 사실인가? 솔직히 구하라가 누구인지도 몰랐지만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사진에는 구하라가 전 남친 최종범에 폭행을 당한 뒤 팔과 다리 등에 멍이 든 모습이 담겼다.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종범과는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다. 최종범이 지난해 9월 구하라에게 맞았다며 경찰에 신고해 불거진 이 사건은 이후 경찰 조사에서 쌍방 폭행과 최씨가 구하라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종범은 재물손괴, 상해, 협박, 강요, 성폭력 범죄(카메라 이용 촬영) 등의 혐의로 지난 8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해서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판결 이후 구하라 측 법률대리인은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적정한 양형이라고 볼 수 없다"며 "우리 사회에서 최씨가 한 것 같은 범죄가 근절되려면 보다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 항소심에서 합당한 처벌이 선고되길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검찰과 최종범 측이 모두 항소장을 접수했다. 최종범 측이 국선 변호사 선임 등에 난항을 겪으며 2심 날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구하라의 사망이 항소심 재판이 영향을 줄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구하라는 24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측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자필 추정 메모에 대해 구하라가 직접 메모를 작성했는지, 이를 유서로 볼 수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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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지영 SNS, 스타투데이 DB[ⓒ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