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문연구요원 축소, 이공계 해외유출로 이어질까"
입력 2019-11-25 16:28 
정부가 전문연구요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공계 인재 해외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1일 병역자원 부족을 이유로 전문연구요원 등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계획'을 심의 확정해 발표한 가운데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계획은 2020년대 초반 이후 예상되는 병역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높이고자 석사급 전문연구요원을 1500명에서 300명 감축하는 것으로 골자로 한다. 또한 전문연구요원이 중소·중견기업에서 복무 후 대기업 전직으로 인한 연구인력 유출 문제를 우려해 앞으로 대기업 전직은 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은 현행 1000명을 유지하지만 박사학위 취득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줄어든 1년은 기업, 연구소 등 연구 현장에서 복무하도록 개선했다.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석사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자가 병무청장이 선정한 지정업체에서 3년간 일함으로써 군복무를 대체하는 제도로 지난 1973년 도입했다. 영어점수와 대학원 학점을 바탕으로 매년 2500명을 선발해 왔으며 KAIST 등 과학기술원 박사과정생은 별도 시험 없이 전문연구요원으로 선발된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연구수준 향상과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 그러나 인력이 줄어들되면 가뜩이나 심화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우수인재 해외유출 가속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대, 고려대, 포스텍 등 총학생회와 대학원 학생회로 구성된 '전문연구요원 감축 대응 특별위원회'가 각 학교 대학원생 15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연구요원이 없었다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했을 것'이라는 답변이 83%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박사후연구원(포닥, Post Doctor) 양성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포닥의 경우 연구비가 부족한 탓에 주로 연구책임자의 프로젝트를 함께해 독립 연구가 어렵다. 또 석사·박사과정생 등과 함께 '연수생' 직군으로 묶여 낮은 연봉을 받는다. 안그래도 열악한 연구 환경에 많은 과학자가 한국을 떠나는 실정에서 전문연구요원까지 감축하면 해외 두뇌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전문연구요원 감축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hoon****)은 "앞으로 이공계 석사이상 고급 연구원들은 모두 해외로 가겠다"면서 "그렇게 되면 한국은 연구자원 고갈로 후진국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love****)도 "갈수록 기술의 고도화 및 전문화가 이뤄지는데 인구가 감소했다고 연구인력을 줄이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은 투자로 단기적 성과를 내는 연구에만 집중하는 국내에 있을 필요가 뭐가 있냐"라면서 "연구개발에 능한 인재들은 원하는 연구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게 맞다"(tklo****)는 누리꾼의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병역혜택을 준다고 이공계 인재들이 국내에 남을 근거가 있냐", "이공계 인재들은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의대로 빠진다" 등의 의견을 밝힌 누리꾼도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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