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5개월을 훌쩍 넘은 반정부 시위 속에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친중파에 압승을 거두자 중국 관영 언론은 폭력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서방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오늘(25일) '비바람에도 홍콩은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목의 사평에서 범민주 진영의 승리에 대해 "홍콩 유권자가 폭력 시위를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대다수 홍콩인은 이미 폭력에 신물이 났으며 질서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거의 결과를 오독해 폭도들을 고무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냉정한 태도의 중요성을 요구했습니다.
신문은 이번 선거의 정치 환경은 매우 비정상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송환법 "풍파"로 범민주 진영이 단기적으로 동원력에 힘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수개월간의 "비정상적 에너지"는 각종 방식으로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쳤으며 많은 이들, 특히 친중파 후보와 지지자들이 위축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서방 세력의 개입도 친중파 패배의 한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신문은 "서방의 일부 세력은 지난 1주일간 전력을 다해 반대파의 이번 선거를 지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스파이가 홍콩 대학들에 침투해 공작 활동을 했다는 호주 언론의 보도,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3개월 전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구금됐을 때 고문당했다는 BBC 보도 등이 모두 홍콩의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 의회가 이번 선거를 겨냥해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홍콩의 모든 선거는 중국 아래의 한 특별행정구에서 열리는 것으로 '일국양제'의 기본 틀을 타격할 수는 없다"며 파장을 축소하려 애썼습니다.
또 친중파가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약 40%의 득표율을 올렸다면서 이들과 그 지지자들에게도 낙담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발전과 진보는 막을 수 없다"면서 "중국은 홍콩을 영원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 역시 이번 선거 결과는 폭력 시위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며 "폭동을 끝내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