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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날개 단 SK바이오팜…"시총 최소 5조"
입력 2019-11-24 17:25  | 수정 2019-11-24 20:54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 발작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판매 허가를 받은 SK바이오팜이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최소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SK바이오팜의 성공적 상장은 바이오주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내년 1월께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주선인은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상장청구서 접수 후 45영업일 이내 회사 측에 상장심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통보 기한은 12월 말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예비심사 승인 이후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는 금융위에서 수리 후 15일이 경과되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후 수요예측과 공모가격 결정, 청약·배정·납입 과정을 거치면 상장절차가 완료된다. 상장 예정 시기는 이르면 내년 1월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자기자본 2000억원·시가총액 6000억원이 넘으면 매출·이익과 무관하게 상장이 가능한 특례요건 대상이다.
시장 관심은 SK바이오팜 기업가치다. 특히 SK바이오팜이 최근 미국 FDA로부터 신약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상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SK(주)는 지난 22일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가 FDA로부터 판매승인을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엑스코프리는 부분 발작 뇌전증을 앓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2건의 임상 3상에서 효과적으로 발작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SK바이오팜은 내년 2분기 중 엑스코프리의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시판허가 획득으로 2020년 상반기 상장이 확실시된다"며 "SK바이오팜 시가총액은 대략 6조~8조원 규모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SK바이오팜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올해 4분기 기준 5조844억원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의 예상 시가총액을 5조~10조원으로 평가했다. 시총 5조원대 코스피 상장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글로비스, 한온시스템 등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1억원, 당기순손실 1421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758억원이며, 자본금은 325억원이다.
시장에선 SK바이오팜 공모규모를 조단위로 기대하고 있다. 선민정 연구위원은 "공모금액 규모만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SK바이오팜의 신약 성공사례는 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 투자심리 회복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 규모를 뛰어넘을지도 주목된다. 넷마블은 2017년 2조700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2조2000억원어치를 공모했다. 두 회사 시가총액은 각각 7조5000억원, 25조47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SK바이오팜의 신약 FDA 허가와 상장이 침체된 바이오 종목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엑스코프리가 출시되면 국내 업체가 개발한 신약 중 처음으로 선진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바이오업체의 잇따른 임상3상 실패로 투자심리가 냉각된 현 상황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A 연구위원은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가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최근 투자 심리가 냉각된 바이오 업종에 기대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기술력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는 다소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에선 노브메타파마와 브릿지바이오, 천랩, 리메드, 신테카바이오, 메드팩토 등이 다음달 상장한다. 노브메타파마는 시총 3200억원 규모 코넥스 상장사로, 이전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노브메타파마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회사로, 2015년 10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조4600억원에 달한다. 천랩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 회사다.
향후 바이오 상장 활성화 전망은 밝다. 지난 7월 1일 개정된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르면 이날부터 바이오 업체는 △원천기술 보유 여부와 기술이전 실적 △복수 파이프라인 보유 여부 △임상 돌입 여부 △핵심 인력의 과거 실적 등도 평가 대상이다. 바이오 산업 특성을 반영한 차별된 질적 심사 기준을 적용했다. 거래소는 또한 기술평가 기간을 현행 4주에서 6주로, 기술평가단 현장 실사는 1회 이상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다. 아울러 저금리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바이오 회사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정승환 기자 /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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