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위 중 실탄 맞은 홍콩청년 "총알이 사람 죽여도 신념은 못죽인다"
입력 2019-11-24 13:55  | 수정 2019-12-01 14:05
지난 11일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열린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크게 다친 21세 청년이 수술 후 외신과 인터뷰를 하고 "총알로 사람을 죽일 수는 있어도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는 신념을 밝혔습니다.

시위 현장서 경찰의 실탄에 맞아 오른쪽 신장과 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패트릭 차우는 오늘(24일) 미국 CNN방송과 일대일 인터뷰에서 경찰이 당시 자신에게 발포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도로에서 한 시위자와 몸싸움 중인 경찰에게 다가가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은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됐습니다. 이 영상으로 흥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습니다.

경찰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교통경찰이 한 시위대원을 체포하던 중 차우가 다가왔으며 이 경찰이 차우가 자신의 총을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해 총을 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그 경찰은 양쪽에서 위협을 가한다고 느꼈으며 만약 총을 빼앗겼다면 "결과는 재앙적이었을 것"이라고 경찰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차우는 경찰이 총을 꺼내 체포 중이던 그 시위대원을 겨눴으며 자신은 이 광경을 보고 "왜 그를 조준하느냐,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뿐, 경찰이 발포할 이유가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총에 맞아 쓰러진 차우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사건 후 2주가량 지난 현재까지 똑바로 서지 못하고 걸을 때 다리를 저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목숨을 걸만한 가치인가'라는 질문에 차우는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은 투표권을 보장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위해 목숨을 걸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민주주의와 자유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이를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개탄했습니다.

그는 또 "정부가 우리 시민들로 하여금 평화적인 수단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기 때문에 계속 사태가 고조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술 후 깨어났을 때 시위가 어떻게 됐는지가 가장 궁금했으며 시위가 더욱 격화한 것을 보고 "홍콩 시민들이 더욱 정부를 상대로 용감해졌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총알로 사람은 죽일 수 있지만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가 요구하는 5대 사항을 언급하며 "홍콩 정부가 이를 수용한다면, 아니 최소한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만이라도 수용한다면 분노가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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