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생산기업 SKC코오롱PI 새 주인으로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PE가 선정됐다. SKC,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 두 대기업이 공동 운영해온 SKC코오롱PI 새 주인으로 PEF가 낙점되며 빠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21일 SKC코오롱PI는 공동 매각자인 SKC와 코오롱인더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랜우드PE를 선정하고 이날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이를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SKC와 코오롱인더 모두 각각 27.03%로 총 54.06% 규모다. 글랜우드PE는 인수가로 6000억원대 초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인 글랜우드PE와 가격 등 제반 조건을 최종 조율한 뒤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SKC코오롱PI 매각전은 단독 입찰에 나선 글랜우드PE와 매각 측 간 줄다리기로 이어졌다. 이달 초 매각 본입찰에 참여를 검토하던 한앤컴퍼니가 고심 끝에 막판에 입찰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매각 측은 최대한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랜우드PE와 협상을 이어나갔다. 결국 매각자인 SKC와 코오롱인더 양자를 만족시키는 가격이 형성되며 이번 매각이 성사됐다.
SKC코오롱PI는 2008년 SKC와 코오롱인더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PI필름사업부를 현물출자해 설립했다. 주력 생산품인 PI필름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높은 강도와 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PI를 필름 형태로 제조한 것이다. 휴대폰에 쓰이는 연성회로기판(FPCB), 스마트폰 방열시트, 전기차 배터리용 절연 테이프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최근 첨단 소재인 투명PI필름이 등장했음에도 기존 PI필름이 가격 경쟁력과 내열성 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PI필름 시장은 견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매각자인 SKC와 코오롱인더는 각각 3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을 거머쥐며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였다. SKC는 올해 6월 글로벌 PEF 운용사 KKR로부터 동박 제조기업 KCFT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조단위 대형 기업 인수건이었던 만큼 자금 부담이 상당했지만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으로 재무 부담을 크게 줄이게 됐다. 코오롱그룹은 '인보사 사태' 이후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선 상태다.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우발채무 등에 대비하고 선제적 자금 확보를 통해 그룹 재무구조를 견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상호 대표(사진)가 이끄는 글랜우드PE는 최근 한국유리공업, 해양·서라벌도시가스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국내에서 주목받는 중견 PEF다. 2014년 설립 이후 옛 동양매직, 옛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을 사들인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데 성공하며 회수 실력도 입증된 곳이다. 그동안 회수를 통해 거둔 연평균 내부수익률(IRR)은 3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랜우드PE 인수 이후 SKC코오롱PI는 영업 저변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SKC코오롱PI는 대기업 간 '동거'로 인해 설비 투자를 비롯한 경영 의사 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그러나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지닌 PEF 소유가 되면서 시장 확대를 노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장악해 시장 전체를 이끄는 키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것처럼 PI필름 글로벌 1위 기업인 SKC코오롱PI가 PI필름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통한 시장 리딩 기능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생산기업 SKC코오롱PI 새 주인으로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PE가 선정됐다. SKC,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 두 대기업이 공동 운영해온 SKC코오롱PI 새 주인으로 PEF가 낙점되며 빠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21일 SKC코오롱PI는 공동 매각자인 SKC와 코오롱인더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랜우드PE를 선정하고 이날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이를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SKC와 코오롱인더 모두 각각 27.03%로 총 54.06% 규모다. 글랜우드PE는 인수가로 6000억원대 초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인 글랜우드PE와 가격 등 제반 조건을 최종 조율한 뒤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SKC코오롱PI 매각전은 단독 입찰에 나선 글랜우드PE와 매각 측 간 줄다리기로 이어졌다. 이달 초 매각 본입찰에 참여를 검토하던 한앤컴퍼니가 고심 끝에 막판에 입찰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매각 측은 최대한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글랜우드PE와 협상을 이어나갔다. 결국 매각자인 SKC와 코오롱인더 양자를 만족시키는 가격이 형성되며 이번 매각이 성사됐다.
SKC코오롱PI는 2008년 SKC와 코오롱인더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PI필름사업부를 현물출자해 설립했다. 주력 생산품인 PI필름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높은 강도와 열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PI를 필름 형태로 제조한 것이다. 휴대폰에 쓰이는 연성회로기판(FPCB), 스마트폰 방열시트, 전기차 배터리용 절연 테이프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최근 첨단 소재인 투명PI필름이 등장했음에도 기존 PI필름이 가격 경쟁력과 내열성 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PI필름 시장은 견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매각자인 SKC와 코오롱인더는 각각 3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을 거머쥐며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였다. SKC는 올해 6월 글로벌 PEF 운용사 KKR로부터 동박 제조기업 KCFT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조단위 대형 기업 인수건이었던 만큼 자금 부담이 상당했지만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으로 재무 부담을 크게 줄이게 됐다. 코오롱그룹은 '인보사 사태' 이후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선 상태다.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우발채무 등에 대비하고 선제적 자금 확보를 통해 그룹 재무구조를 견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상호 대표(사진)가 이끄는 글랜우드PE는 최근 한국유리공업, 해양·서라벌도시가스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국내에서 주목받는 중견 PEF다. 2014년 설립 이후 옛 동양매직, 옛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을 사들인 뒤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데 성공하며 회수 실력도 입증된 곳이다. 그동안 회수를 통해 거둔 연평균 내부수익률(IRR)은 3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랜우드PE 인수 이후 SKC코오롱PI는 영업 저변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SKC코오롱PI는 대기업 간 '동거'로 인해 설비 투자를 비롯한 경영 의사 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녔다. 그러나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지닌 PEF 소유가 되면서 시장 확대를 노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장악해 시장 전체를 이끄는 키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것처럼 PI필름 글로벌 1위 기업인 SKC코오롱PI가 PI필름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통한 시장 리딩 기능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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