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대표적 남북협력 사업인 금강산 관광의 의미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비건 대표와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남북관계와 미북관계가 선순환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 금강산 관광의 의미와 역사,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1989년 북한을 방문, 금강산개발 의정서를 체결한 뒤 1998년 직접 소떼 500마리를 몰고 방북한 일부터 같은 해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상황, 2008년 관광객 총격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사건까지 상세히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최근의 여러 가지 경과도 자세하게 설명했다"며 "남북관계 역사에서 금강산 관광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 앞서 통일부 주최 '코리아글로벌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는 지금의 상황을 금강산 관광 위기가 아닌 지속가능한 남북교류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변화된 조건과 환경을 고려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다"고 했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비건 대표는 한미 워킹그룹의 대표를 맡고 있는데 통일부 입장에서 워킹그룹의 효율적 운영방안에 대해 깊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에 대해서는 "(대북)협상 의지가 굉장히 강하고 주요 쟁점에 준비가 많이 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북이 2차 정상회담을 가질 당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대북제재의 예외조치로 고려하는 것에 대해 한미가 어느 정도 공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은 특정 사업에 대한 제재 예외 조치보다는 대북제재 결의 자체의 완화를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은 비핵화 개념에 대한 인식 공유와 비핵화 로드맵 착수 등 포괄적 합의를 요구했으며,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유엔 제재결의 5건의 해제를 주장하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돌아섰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북의 협상 교착 및 북한의 남측 배제 속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지난달 김 위원장이 남측 시설 철거와 자체 개발을 지시하면서 다시 남북관계 현안으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당시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이에 개별관광이 해법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으며 정부는 개별관광 자체가 대북제재에 걸리지는 않지만 신변안전 보장 관련 문제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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