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난관에 부딪히며 2100선을 내줬다.
2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28.72(1.35%)포인트 하락한 2096.60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 때 2088.1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이날 2123.65로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 대량 매도세에 밀리면서 2100선을 위협 받으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2100선 아래로 향한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또한 2% 이상 급락하면서 630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국내 증시가 휘청인데는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에 대한 여파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홍콩인권법을 가결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크게 위축됐다. 이 법안은 중국이 홍콩에 일정 수준의 자치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에 즉각 반발하면서 양국간의 갈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밤에는 1단계 무역 합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미국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렇게 되면 내달 15일로 예정된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15% 추가 관세 부과가 현실화된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양국 정상의 싸인만 남은 듯 했던 무역협상이 또다시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미중 무역분쟁 타결 기대감을 선반영했지만 최근 부정적인 뉴스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 외환시장에 부정적인 뉴스가 반영되는 상황으로, 주식시장에도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외국인이 그동안 많이 샀던 종목 위주로 매도세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오늘은 외국인 매도 3700억원 가운데 1800억원 가량이 전기·전자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계속되는 뉴스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나 내년 기업 이익 추정치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다보니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11배를 넘어섰다"라며 "단기 고점이 와가는구나 생각하는 시기였고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상승분을 반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전 업종이 하락세다. 의료정밀이 3% 이상 떨어졌고, 이어 의약품, 건설업,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은행, 유통업, 기계 등이 줄줄이 약세다.
매매주체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2531억원, 2646억원 순매수 경향을 보였으나 외국인이 5730억원 순매도 했다. 프로그램매매는 263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장을 보였다. 셀트리온이 4% 이상,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이상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신한지주, SK텔레콤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야후재팬과 라인의 통합 이슈가 있었던 NAVER만이 소폭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25개 종목이 상승하고 748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3.88포인트(2.14%) 내린 635.99에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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