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금부족 SK하이닉스, 내년 배당 줄인다
입력 2019-11-20 18:02  | 수정 2019-11-20 19:35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프리캐시플로) 적자 폭이 약 6조원에 달했다. 연간 잉여현금흐름 추정치는 -3조원 규모다. 4분기 실적 전망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현금흐름이 적자인 만큼 2019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은 전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악화에도 배당을 늘려온 다른 기업들도 SK하이닉스 사례를 뒤따를지 주목된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규모는 10조원 이하다. 투자 축소에 따른 공급량 조정과 제품 가격 안정화, 5G 수요 증가 등으로 2020년 실적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5조9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유입됐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재무관리 용어다. 당기순이익과 감가상각비 합계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지출 등을 뺀 수치다. 잉여현금흐름은 배당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망된다"며 "올해 사업연도 배당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잉여현금흐름이 순유출이지만 현금 배당 기조는 유지한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잉여현금흐름은 2017년 5조5000억원, 2018년 6조2000억원에서 올해는 3조원 순유출로 추정된다. 부(-)의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크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이에 따라 9월 말까지 영업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도 올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투자 규모는 12조~13조원인데, 내년엔 10조원대 밑으로 내려갈 전망"이라며 "낸드플래시 추가 증설은 없고, 3D 전환 등 공정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보수적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내년께 D램 M10 생산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로 전환하는 등 라인 조정 작업을 할 계획이다. 전환이 마무리되면 D램 10% 감산 효과가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 내년 투자는 7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과 투자 감소에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올리고 있다. 5G 시장 성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라는 호재가 배당 축소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현대차투자증권은 6개월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목표가 11만원, 메리츠종금증권은 10만원을 제시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는 D램 3사 중 서버용 D램 매출액 비중이 가장 큰데, 2020년부터 데이터센터와 통신사들의 하이퍼서버 수요가 전년 대비 10.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낸드는 가격이 오르면서 내년 3분기 흑자 전환에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5G 인프라 관련 서버 투자 확대도 SK하이닉스가 기대하는 사업이다. 화웨이는 중국 통신사향 서버 수요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D램 가격 하락은 내년 2분기를 끝으로 3분기부터 반등이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가파르게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재고도 줄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 재고는 2분기 7주에서 3분기 5주, 낸드는 8주에서 6주 공급이 가능한 물량까지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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