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이 시작된 오늘(20일) 서울역과 부산역 등 전국 주요 역에서는 파업에 따른 열차 감축 운행 여파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인파가 몰린 첫날 출근시간대는 수도권 전철 운행이 취소되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지만, 둘째 날부터는 교통 혼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 불편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오전 9시부터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역과 용산역에서는 예매한 열차 운행이 취소되거나 현장에 표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시민들은 코레일이 게시한 '운행중지 열차 목록'과 출발 안내 전광판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었습니다. 매표창구나 안내소에도 자신이 예매한 열차가 정상적으로 출발하는지 묻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역에서 만난 64살 김모 씨는 "차가 줄어드니까 제 시간에 가려던 사람들이 못 가고 다 우왕좌왕하게 되지 않나. 몇시에 타고 간다는 계획이 있는데"라고 말했습니다.
대전에 사는 59살 이모 씨는 "파업하는 것을 모르고 왔다가 표 사려고 30분 정도 기다렸다"며 "친척이 돌아가셔서 새벽에 급히 대전에서 올라왔다가 다시 가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인천지역 최대 환승역인 경인전철 부평역에서는 9시 7분 구로행 전동차를 시작으로 잇따르는 전동차들이 3∼5분씩 지연 도착하면서 파업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승객 46살 서모 씨는 "부평역은 늘 이용객이 몰리는 역이어서 배차 간격이 조금만 벌어져도 이용객이 몰려 불편할 것"이라며 "파업 문제가 조속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각 부산역 발권 창구에는 긴 줄이 생겼고, 대전역에서는 장애인 전용 발권 창구 운영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대체 인력 명찰을 단 코레일 관계자들이 승객들을 자동발권기로 안내했지만, 노령층 등 이용객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부 이용객들은 발권 창구 앞에 길게 줄을 서서 불평을 털어놓았습니다.
역사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내용이 공지됐고, 같은 내용의 안내도 수시로 방송됐습니다.
파업으로 발권 창고를 축소하니 자동발매기가 스마트폰 앱 코레일톡을 이용해 달라는 현수막도 내걸렸습니다.
부산역 관계자는 "평소에는 매표창구에 직원이 5∼6명인데 오늘은 파업으로 현재 2∼3명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대체 인력으로 추가 인원 투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철도 이용객들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교통 대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광주시 송정역에서 용산행 KTX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41살 김모(여)씨는 "평소에도 주말에는 서울로 가는 열차표가 금방 매진됐는데 파업이 이어지면 표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파업으로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가량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어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이 우려됩니다.
대입 수시 논술과 면접고사 등을 앞둔 수험생, 특히 철도를 이용해 상경하려는 지방 수험생들의 불편도 클 전망입니다.
화물 운송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KTX 강릉선 화물 열차의 경우 하루 33회 운행에서 4회 운행으로 급감하면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코레일 측이 수송 대체 인력을 여객열차에 투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멘트 업체가 몰려있는 충북지역도 물류 수송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파업 기간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3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철도노조는 ▲ 4조 2교대제 도입을 위한 인력 4천명 충원 ▲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임금 수준 개선 ▲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SR과 연내 통합 등을 요구하며 이날 오전 9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노조는 오후 2시 서울역과 부산역, 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앞, 경북 영주역, 광주 광천터미널 건너편 등에서 지역별 총파업 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