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강원 고성·속초 산불은 고압전선 노후화와 부실시공 및 관리 등 복합적인 하자가 초래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산불 원인을 수사해 온 강원 고성경찰서는 한전 관계자 등 9명을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 전신주의 전선 노후화, 부실 시공 및 관리 등으로 인해 산불이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국과수는 해당 전신주의 고압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불꽃이 산불로 이어졌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신주를 관리하는 한전의 설치·점검·보수 등 업무상 실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한전 속초·강릉지사와 한전 나주 본사, 강원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지난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경찰은 전기 배전과 관련한 안전 관리 문제점을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한편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고성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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