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종료 나흘을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를 위해 한일 양국을 겨냥한 미국의 강한 압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끕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중간에서 '중재'를 시도하는 모양새인데, 이런 중재 노력이 수출규제 등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일 양국의 입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미국을 매개로 외교적 차원의 물밑 노력이 아직 진행되는 것은 '실낱' 같은 희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17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지소미아는 한미동맹 상징이나 전략적 가치가 많았다. 미측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측은)일본 측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고, 우리에게도 지소미아를 유지하도록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소미아가 한미동맹 상징이고 단순한 정보공유를 떠나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이유로 한일 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정 장관의 전언입니다.
실제로 미측은 군 인사 교류 및 인도적 수색·구조훈련 수준에 머무는 한일 군사협력이 지소미아를 매개로 더욱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18일) 설명했습니다.
한일 군사협력 수준이 확대되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한미일 연합훈련을 상시로 강화하고, 이런 활동이 아태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으로 보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미국이 지소미아를 '전략적 가치'로 인식한다는 정 장관의 발언은 이런 맥락으로 읽힙니다.
미국의 중재 역할이 막판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정부 당국자들도 속단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정 장관은 '앞으로 고위급회담 등으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지소미아는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안타까운 일이 안생기길 바라지만, 현재 진행되는 것으로 봐서는 다른 변화가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시한 종료 나흘을 남겨 놓고 있지만, 출구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외교적으로 굉장히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어 그런 결과를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외교적 노력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입니다.
일각에서는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 나고야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틸웰 차관보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동행하는 데 미국이 이번 주 중 막판 역할을 모색할지 주목된다는 것입니다. 이 회의는 23일까지 진행됩니다.
국방부 당국자들은 만약 지소미아가 23일 0시부로 종료된다고 해도 북한 핵과 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다루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그간 일본에서 받은 북한의 미사일과 핵 관련 정보는 촌각을 다투는 그런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오히려 지소미아를 통해 우리가 일본에 건네준 정보가 더 알찬 내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지상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해상의 이지스함 레이더를 통해 신속히 포착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 했을 때 일본은 2발을 쐈다고 했는데, 나중에 한국 정보 당국이 1발이라고 일본에 알려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소미아 효력에 대한 다른 견해도 있습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분석에 도움이 된다"면서 "국방부는 지소미아 체결 당시 반대 여론에 대해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논리를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도 국방부 인터넷 홈 페이지에는 지소미아와 관련, "일본은 우리보다 많은 국방비를 투입하여 정보수집 위성, 이지스함, 지상레이더, 조기경보기, 해상초계기 등 우리보다 양적, 질적으로 우수한 감시·탐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정보는 다양한 출처를 통해서 많이 수집되고 분석되어야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내용 등이 적힌 홍보물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