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지소미아 종료 초읽기…후폭풍 우려
입력 2019-11-17 19:30  | 수정 2019-11-17 19:48
【 앵커멘트 】
이번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은 지소미아 문제의 극적 타결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또 앞서 보도해드린 것처럼 한미연합공중훈련도 유예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정치부 백길종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번 회담에서도 별 소득이 없었다는데, 결국 지소미아는 파기되는 건가요?

【 답변1 】
현재로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사실 이번 회담 전에도 한미일 국방장관이 만난다 하더라도 흐름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았습니다.

최근 지소미아 종료가 임박하자 미국 고위급들이 잇따라 연장을 촉구했기 때문인데요, 먼저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마크 에스퍼 / 미국 국방장관 (지난 15일)
- "지소미아 종료나 한일 관계의 계속된 갈등, 경색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중국과 북한입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에게 "안보를 이유로 수출규제를 한 일본과는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 없다"며 미국의 중재를 촉구한 바 있는데요.

오늘 한미일 국방장관이 한자리에 모여서도 간극을 좁히지 못 하면서 사실상 지소미아가 파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1-1 】
아예 종료나 연장이 아니라 조건부 연장 뭐 이런 얘기도 나오지 않았나요?

【 답변1-1 】
맞습니다, 제3의 길로는 크게 두 가지 정도 방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출규제를 일시적으로라도 유예시키고 지소미아 문제를 재논의할 조건은 마련하자는 겁니다.

또 다른 하나는 지소미아를 유지는 하되 정보공유는 무기한 중단해서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으면 정보 공유를 재개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한미일 국방장관회담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는 카드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3의 길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질문2 】
그런데 미국이 오랜 우방인 우리의 강경한 태도에 실망했다는 분석도 있던데요?

【 답변2 】
그런 분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은 야심차게 펼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미일 삼각공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일 양국의 갈등을 봉합하려 해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해서 한미일 안보를 강화하는 데 뜻을 보이지 않으니 한미동맹에 금이 갈 것이라는 겁니다.

마침 내일부터 서울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회의가 열리는데요,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용인하는 대신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 질문3 】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가 연합공중훈련을 유예한다는 발표도 했던데,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 답변3 】
미국이 북미대화를 위해 양보한 걸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마크 에스퍼 / 미국 국방장관 (지난 13일)
- "외교관들이 북한과 마주앉을 수 있게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외교의 필요에 따라 훈련량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연합공중훈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 공군력이 약한 만큼 공습의 위협이 커지고, 또 북한도 대응 차원에서 전투기를 띄우느라 돈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훈련을 유예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 질문4 】
그럼 미국이 통크게 양보했으니 북미대화가 재개된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 답변4 】
먼저 대화의 첫 관문은 열린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4일 북한은 한미훈련 조정을 언급한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언급하며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연습 자체를 중단한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훈련을 유예하기로 하면서 이러한 북한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훈련 유예가 결정된 바로 오늘,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유엔총회에서<인권결의>가 채택된 것을 두고 "'인권' 문제를 조작해내고 침략의 구실로 써먹는 게 제국주의자들의 수법"이라며 "우리 제도를 전복하려는 개꿈을 꾸고 있는 미국과 더이상 마주앉을 의욕이 없다"고 밝힌 겁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북미대화 재개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연합훈련을 넘으니 인권결의를 걸고 넘어진다, 정말 산 넘어 산이네요.

지금까지 정치부 백길종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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