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화성 8차 사건도 이춘재 소행" 잠정 결론
입력 2019-11-15 14:13 
[사진 =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재수사중인 경찰이 화성 8차 사건도 이춘재의 소행(56)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이로써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의 징역형을 산 윤모씨가 제기한 재심청구도 인용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브리핑을 열어 이춘재의 자백대로 화성 8차 사건도 이춘재 소행으로 잠정 결론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일시와 장소, 침입경로, 피해자인 박모양(당시 13세)의 모습, 범행수법 등에 대해 이춘재가 진술한 내용이 현장상황과 일치하고 박 양의 신체특징, 가옥구조, 시신위치, 범행 후 박 양에게 새 속옷을 입힌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등을 토대로 이처럼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사건 당시 수사팀이 윤씨로부터 받아낸 자백이 현장상황과 모순되는 점도 발견했다. 윤 씨는 박 양의 방에 침입할 당시 문 앞에 있던 책상을 손으로 짚고 발로 밟은 뒤 들어갔다고 했지만 책상 위에서 윤 씨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고 책상 위에 남은 발자국도 윤 씨의 것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양이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입고 있던 속옷에 대한 이춘재의 최근 자백과 윤 씨의 당시 자백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춘재의 자백이 훨씬 구체적이고 실제 상황과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양은 속옷 하의를 뒤집어 입고 있었는데 윤 씨는 범행 당시 속옷을 무릎 정도까지 내린 상태에서 범행하고 다시 입혔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이춘재는 최근 자백서 박 양이 입고 있던 속옷을 완전히 벗기고 범행한 뒤 이 속옷으로 현장에 남은 혈흔 등을 닦고 새 속옷을 입힌 뒤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이춘재는 박 양 방에 침입할 때 신고 있던 구두와 양말을 벗고 맨발로 침입하면서 양말을 손에 착용한 뒤 박 양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이 또한 박 양의 목에 남은 흔적과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씨는 당시 맨손으로 박 양의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다.
수사본부가 윤씨를 범인으로 검거한 화성 8차 사건 수사팀과 다른 결론을 내면서 윤씨가 제기한 재심청구도 인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씨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이주희 변호사는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에 윤씨에 대한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재심청구는 유죄로 확정판결받은 사건에 중대한 사실 오인이나 의심이 있는 경우 시정을 요구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청구를 통해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겪은 윤 씨의 무죄를 밝히고, 사법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수원 =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