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1·6 부동산대책, 되레 부산·과천 집값 자극
입력 2019-11-14 17:48  | 수정 2019-11-14 19:25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전경. [매경DB]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규제에도 서울과 강남 아파트값은 꿈쩍하지 않았고, 규제에서 비켜난 과천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유동성이 시중에 풍부하게 풀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상승에너지가 응축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11월 4일) 대비 0.09% 오르며 오름폭을 유지했다. 분양가상한제의 집중 타깃이 됐던 강남4구(서초·송파·강남·강동) 역시 지난주 대비 0.13% 올라 상승폭이 유지됐다. 서초구(0.13→0.14%) 강남구(0.12→0.13%) 강동구(0.10→0.11%)에서 상승률이 높아졌다. 정부는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27개 동(洞)을 지정했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는 요지부동인 셈이다.
강남4구 외에는 양천구(0.10→0.11%) 마포구(0.09→0.10%) 등이 서울 평균 이상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상승폭을 키웠다. 강북 14개 구는 지난주 대비 0.07% 올랐다. 용산구(0.08→0.09%)는 이촌·도원동 주요 단지와 효창·서빙고동 역세권 위주로, 성북구(0.09→0.09%)는 길음뉴타운과 상월곡·하월곡·정릉동 등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던 단지 위주로, 광진구(0.08→0.08%)는 광장·구의·자양동 위주로 상승했다.
감정원 측은 "분양가상한제 정책 효과를 성급히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데 두 달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 내 신축 공급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는 뜨거워지고 있다. 내년 4월 전까지 분양을 서두르는 둔촌주공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 50㎡형은 지난 7일 15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9월에는 같은 조건의 매물이 13억6000만원에 팔렸다. 두 달 만에 1억5000만원 올랐다. 인근 부동산중개소는 "분양가상한제 이후 매수 문의는 꾸준한데, 매물이 모두 잠겨 매도자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규제를 받지만, 분양가상한제보다는 규제가 덜하다는 판단도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은 2017년 9월 이후 약 2년2개월(113주) 만에 이번주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했다. 해운대구(0.42%) 수영구(0.38%) 동래구(0.27%)의 상승폭이 컸다.
실제 지난 8일 해운대 우동 경남마리나 164㎡형은 11억원에 거래됐는데, 정부가 규제 완화를 발표한 이후 올해 들어 첫 거래가 이뤄졌다. 해운대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145㎡형은 6일 1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운대구 재송동 더샵센텀파크는 11월에만 매물 6건이 팔렸고, 84㎡형은 11일 6억6800만원으로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급등세 가운데도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되지 않은 과천 아파트값은 이번주 무려 0.97% 급등했다.
또 대상지역 일부가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고양시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0.02% 올라 2018년 12월 이후 4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범주 기자 /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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