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그룹이 몸값을 높이려면 자본비용 절감과 조달 안정성을 높이고, 일관된 배당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은행그룹의 시장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그룹은 대출자산 중심의 자산구조 완화와 예금기반의 강화 등으로 자본비용의 절감과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배당정책이 유지될 수 있는 수익구조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은행그룹의 경영성과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개선되고는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은행그룹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은 올해 2분기 말 0.42배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0.55배였던 것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 등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구 연구위원은 은행그룹의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건전성 ▲수익성·효율성 ▲주주가치 측면에서 분석했다.
먼저 건전성 측면에서는 순이자이익 대비 대손비용은 글로벌 은행그룹과 유사한 수준임에도 시장가치에 미치는 효과가 낮은데 이는 장기 안정화로 인해 추가적인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낮거나 대출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효율성 측면에서는 총수신 중 낮은 예금비중과 총자산 중 높은 대출비중, 낮은 순이자마진 등이 시장가치 안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와 관련 구 선임연구위원은 "낮은 총 비용률이 시장가치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디지털화 등 신기술 변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나가는 경영혁신이 장기적인 시장가치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측면에서는 낮은 배당수익률이 시장가치 개선에 제약요인으로 작용,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수익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성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대외 불확실성이 재현될 경우 국내 은행그룹의 시장가치 변동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장기 자산구조나 수익 모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자산에 대한 장기적인 위험관리를 강화하되, 당기순이익과 연동한 배당정책 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적정배당률을 유지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인 시장가치 제고 방안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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