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화학 빅3의 엇갈린 희비…`올인` 롯데케미칼 시황 악화 직격탄
입력 2019-11-14 14:42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요 부진에 따른 화학 시황 악화 속에 서로 다른 전략을 세운 국내 석유화학 빅3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화케미칼은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태양광 부문 덕에 지난 3분기 호실적을 내놨고, LG화학은 내년 이차전지 분야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에 집중한 롯데케미칼은 실적이 급격이 악화된 데 더해 내년에도 수익성 개선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56% 증가했다. 국제유가 안전화와 태양광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태양광 부문이 지난 3분기 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주도했다. 올해 초부터 진행해온 다결정 제품의 단결정 제품으로의 전환 생산 효과와 주요 판매 지역인 미국·유럽 시장의 수요 확대로 출하량이 늘어난 데다 판매 가격까지 상승해서다.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의 호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케미칼 태양광 사업의 실적은 주력 지역인 미국·유럽의 설치 수요 호조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특히 내년 캘리포니아 신축 주택에 대한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말?다.
LG화학은 화학 시황 악화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예상보다는 나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9% 감소한 3803억원으로 증권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10% 가량 많았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좋았던 전지 부문 실적 개선 덕"이라며 "특히 소형 배터리 실적이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관련된 충당금을 지난 3분기 실적에는 반영하지 않아 4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증권시장은 오히려 내년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전기차 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현재 고품질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업체는 LG화학 등 일부에 불과해 강한 협상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3303억원보다 적은 3146억원에 그쳤다. 특히 중국에서 파라자일렌(PX) 신규 설비가 가동된 데 따른 수급 악화로 아로마틱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가 줄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이후 에틸렌 스프레드(수익성 지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면서 "에틸렌의 내년 순증설 부담은 CTO를 제외해도 6%를 넘어서며 그에 따라 폴리에틸렌(PE),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및 에틸렌 다운스트림 공급 부담 역시 가중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거시경제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순수 납사분해설비(NCC) 업체의 시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 더 미뤄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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