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오전 8시 40분 1교시 국어영역을 시작으로 오후 5시 40분까지 치러진다.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4만6190명이 줄어든 54만8천734명이 지원했다. 대입 시험 27년 역사상 가장 적은 학생수다. 학령 인구 감소로 재학생 지원자가 대폭 줄었고 졸업생 비율은 늘었다. 이는 표준점수나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봉섭 수능 출제위원장(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은 시험 시작 직후 출제 경향을 발표했다. 그는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교 교육 통해 학습된 능력을 측정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은 올해 수능 난이도를 짐작하게 한다. 그는 "기존 출제 됐던 내용이라도 접근 방식을 수정해 출제했다"며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하고 두 차례 모의평가를 반영했으며 EBS 내용에서 70% 정도를 연계해 출제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국어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을 것"이라며 "국어과 교육과정 내용 등 교과서를 면밀히 검토해 객관적이고 모든 학생들이 유불리를 느끼지 않을만한 소재를 중심으로 한 지문 찾아서 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올해는 최대한 '불수능' 논란을 차단하되 어느 정도 별변력을 유지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그랬는지는 심험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수능 난이도는 해마다 논란이 됐다. 지난해에는 국어영역이 교사들도 정답을 맞추고 힘들 만큼 난이도가 높아 비난을 받았다. 심 위원장이 언급한 국어영역 31번 문제는 만유인력을 설명한 지문을 읽고 옳은 보기를 고르는 것이었는데 배경지식이 없으면 풀기 힘든 반면 내용을 알고 있으면 보기만 읽고도 풀 수 있을 정도였다. 2018학년도와 2017학년도 수능도 '불수능'이었고, 2011학년도, 2009학년도, 2002학년도 수능은 어려웠다. 반면 2012학년도와 2001학년도 수능은 각각 만점자가 30명과 66명에 달할 정도로 쉬워 변별력에서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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