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업 94주년을 맞은 미국 최고령 우유 회사 딘푸드의 상품들. [출처=딘 푸드]
올해로 창업 94주년을 맞은 미국 최고령 우유 회사 딘푸드가 파산에 다다랐다. 미국 사람들이 통 우유를 사마시지 않는 추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12일(현지시간) 미국 CNN비즈니스는 '미국 1위 우유 생산업체'이자 최장수 유제품 회사인 딘 푸드가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라 파산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에릭 베리가우스 딘 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농가와 거래 계약을 이행하려면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효율성을 높여보려했지만 우유 소비가 계속 줄어드는 식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돼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낙농업협동조합 등과 자산매각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파산 절차를 밟기 위해 라보방크 등으로부터 8억5000만 달러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챕터11은 파산 위기를 맞은 기업이 즉각 청산을 하지 않고 파산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회생을 시도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보호해주는 제도다.
딘 푸드는 유제품 판매 감소와 경쟁 심화 탓에 자금난을 겪어왔다. 주가는 올 들어서만 80%가까이 급락했다. CNN은 "최근 몇 년새 미국에서도 우유 소비가 줄어들어들면서 딘 푸드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면서 "특히 올해는 매우 잔인한 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 줄었고, 이익은 14% 쪼그라들었다.
미국 텍사스 달라스에 기반을 둔 딘 푸드는 1925년에 창립됐다. 미국 전국에 노동자가 1만6000명이며 60여 곳 가공시설을 운영하는 최대 우유 회사다.
AP가 연방 정부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1975년 이후 미국인 1인당 우유 소비량은 40% 이상 급격히 줄었다했다. 특히 미국인들이 1996년에는 우유를 연간 24갤런(약 91L) 가량 마셨지만, 2018년에는 17갤런(약 64L)만 마셨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독일·덴마크 등지에서도 유제품 업계가 우유 소비 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다. [출처=넷플릭스 `밀크 시스템(우유 전쟁)`]
사람들이 '착한 소비'와 건강을 강조하면서 우유 대신 두유나 귀리·아몬드 우유를 마시는 시장 트렌드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유제품 업체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생우유 등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귀리 우유는 최근 1년 동안 매출이 636% 폭증한 반면, 우유는 2.4% 줄었다.[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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