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입고 있는 티셔츠는 어쩌면 중국 신장(新疆)에서 위구르족이 노역에 시달려가며 생산한 면으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일본 유니클로와 독일 아디다스 등 글로벌 의류업체들이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인권탄압 의혹으로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고 현지시간으로 12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인양품(MUJI)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신장에서 생산한 면을 사용했다는 티셔츠 광고를 내보냈다가 '눈총'을 받았고, 이에 유니클로는 해당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신장에 있는 면 공장과 직접적인 계약을 맺고 있진 않지만, 중국산 면을 사용하는 독일의 아디다스, 미국의 에스프리, 스웨덴의 H&M 다른 의류기업들은 강제노역 논란이 불거지자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중국 신장 아커쑤(阿克蘇)지구에서 중국 의류업체 후아푸 패션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실로 만든 면직물이 여러 단계를 거쳐 이들 기업에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네이선 루서 연구원은 "신장에 있는 공급망에는 강제노역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며 "만약 당신이 중국에서 면 사업을 한다면 당신의 공급망에 강제노역이 없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디다스 측은 "후아푸와 계약관계에 있지 않지만, 현재 관련 주장을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를 마치기 전까지 자재 납품 업체에 후아푸와 거래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습니다.
H&M 대변인은 신장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후아푸 공장에서 만든 실을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아커쑤 공장을 방문해 봤으나 강제 노역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시장 점유율 22%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면직물 수출국으로, 지난해 기준 중국산 면의 84%는 신장에서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세계 면직물 시장을 선도하는 신장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100만여명이 강제로 구금돼 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업기능교육 훈련센터'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테러 예방을 목적으로 소수민족을 재교육하고,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이곳을 '수용소'라 부르며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