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금통위원 "韓통화정책, 선진국과 달라도 이상한 일 아냐"

임지원 금융통화위원이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는 차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은 1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선택이 주요 선진국과 어느정도 차별화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은 통화정책 결정이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선진국과 신흥국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위원은 "미 달러화와 같이 통화가치가 경기역행적으로 움직이는 경우 통화정책의 경기안정화 효과가 일부 상쇄된다"며 "다른 모든 여건이 동일하다면 통화가치가 역행적으로 움직이는 국가의 통화정책이 더 선제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임 위원은 우리나라가 신흥국임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선진국을 의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의 흐름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많았다"며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환경이 주요 선진국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임 위원은 "우리나라는 20년간 외환위기를 두 번 이나 맞으면서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한 상황임에도 시장에서는 '숨겨진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다"며 "글로벌 경기의 동조화 흐름을 감안했을 때 선진국, 신흥국간 통화정책이 방향보다는 정책 변화의 정도와 타이밍에서 차별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대외건정성이 양호해 과거보다 더 낮은 실효하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지금도 기준금리가 내려가 있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임 금통위원은 "안전장치가 얼마나 있는지 판단은 대외건정성 척도가 얼마나 보완적으로 받쳐주느냐에 따라 변한다"며 "이번 사이클에서 한국은 안 가본 길을 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위원은 금리인하가 단행됐던 지난달 금통위에서 동결 소수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