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전역에 쏟아진 강우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북부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도시 일부가 침수됐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며칠째 강한 비가 내린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지난 12일 오전(현지시간) 기준 127㎝에 달했다. 10일 측정된 110㎝에서 2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높아진 수위로 바닷물이 시내에 밀려들면서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수위가 80㎝를 초과하면 '바포레토'(수상버스) 등의 대중교통과 산마르코 광장 등의 보행자 통행이 제한을 받고, 110㎝를 넘어가면 베네치아 섬의 12%가량이 침수된다. 140㎝를 초과할 경우 절반 이상인 59%가 통상 물에 잠긴다고 한다.
바다를 낀 베네치아에서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하지만 120㎝를 초과하면 도시 기능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수 상승으로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차 70㎝가량 침수됐다.
이에 1200년간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 내부 구조물 손상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겪은 것은 역사상 이번이 6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치아 당국은 당분간 조수 수위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뉴얼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당국은 특히 13일쯤이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베네치아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가 높아지는 이른바 '아쿠아 알타'(조수 상승) 현상으로 시내가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1966년 조수 수위가 194㎝까지 치솟으면서 큰 홍수 피해를 봤고 1986년과 작년 10월에도 156㎝까지 상승해 도시의 75% 정도가 물에 잠겼다.
북부 외에 남부지역도 연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나폴리·마테라 등 남부 일부 지역은 예상치를 넘어선 강우로 인해 일선 학교의 휴교령이 내려졌다.
또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인해 접근통제 조치가 내려졌다.
칼라브리아·바실리카타·시칠리아주(州) 등에는 호우 적색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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