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가 태어난지 닷새만에 두개골 골절로 의식 불명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 11일 경찰이 병원장과 간호사를 정식 입건해서 수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평소 이 병원 신생아실 간호사가 피해 신생아를 어떻게 다뤘는지 보여주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부산의 한 병원 신생아 실에서 간호사가 태어난지 나흘된 신생아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들어올린다. 다음날 출생 닷새째 새벽에는 아기를 거칠게 들어올리고 내동댕이치듯이 내려놓는다.
같은날 밤 이 신생아는 의식불명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CCTV를 확인한 부모는 출생당시 2.9kg로 건강하게 태어났던 아기가 이렇게 된 건 병원측의 과실 또는 학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아기 부모는 "(갑자기) 아기 관련 면담할 게 있으니까 신생아실로 내려와달라고 했다"며 "우리 아기가저렇게까지 돼 있는 상태에서 해당 병원에서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면 피해자 부모로서 납득이 안된다"고 호소했다.
신생아 관리에 문제가 없다던 병원 측은, CCTV가 공개되자 뒤늦게 간호사의 학대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상으로 자료가 나오니까 본인들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며 "(간호사가) 평소 자기 몸도 피곤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CCTV 녹화분에서, 아기가 대학병원으로 간 날의 두시간 분량이 사라진 것도 수상한 대목이다.
부모는 병원 측이 학대영상을 숨겨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면서 국민청원 사이트에 글을 올려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논란이 일자 이 병원은 힘든 상황으로 인해 더이상 병원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며 지난 8일부터 폐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로 간호사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병원장도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사라진 영상기록을 찾는 한편 학대 정황과 골절사고의 인과관계도 함께 수사중이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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