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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알쏭달쏭]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선정지역 보니…
입력 2019-11-09 10:25  | 수정 2019-11-09 12:48
분양가상한제 시행 잠실 일대 아파트. 2019. 11. 6. [한주형 기자]

한동안 관심을 모았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고 첫번째 적용지역으로 강남 4구와 마·용·성, 영등포구 등 27개 동을 선정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1호 지역은 당초 예상대로 강남권과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이 주로 포함된 이른바 ‘1급지가 대상이 됐다. 이들 지역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해 앞으로 적잖은 공급물량이 예정된 곳으로 내년 4월부터 상한제 시행에 따른 규제 직격탄을 맞게 된다. 분양가격 산정도 기본형건축비에 택지비, 건축 가산비 등을 더해 책정된다.
[사진= 리얼투데이]
무주택자들에겐 ‘로또 수준의 분양가로 아파트를 얻게 되는 호기가 되지만, 조합이나 건설사 입장에선 분담금 상향이나 사업성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입주자모집공고 6개월 이내라는 유예기간을 뒀다지만, 사실상 이주 및 철거를 시작한 단지가 아닌 관리처분인가 전 사업장은 여지없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야 한다.
압구정 현대와 대치동 은마·미도·선경, 송파구 잠실주공5·장미·올림픽선수촌 등 강남권 재건축은 물론, 용산구 한남뉴타운, 갈현1구역 재개발 등 사업장의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카드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서울 아파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대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지난 2017년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8·2 대책, ‘9·13 대책 등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는 현재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자료= 리얼투데이]
2017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규제가 발표되면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다가 이내 다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의 반복이었다.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더라고 서울 부동산 시장에 남아있는 집값 상승의 원인인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주택공급 부족이라는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다. 특히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일시적으로 공급량이 줄어 2~3년 뒤부터는 공급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시장에 깔리면서 매물은 사라졌다.
하지만 사업 초기 단계인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악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전진단의 문턱도 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한제라는 막강한 규제가 적용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위축될 수 있고 기존 주택시장의 상승세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무주택자들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상한제가 실시되면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받는 데에서 가격이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세보다 많이 싼 아파트를 분양받을 기회는 일부 청약가점제의 고점자 전유물이 될 수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당첨 커트라인을 보면 최소 60점은 넘어야 당첨 가능성이 있다. 4인 가족이면서 청약통장가입기간과 무주택기간이 각각 14년인 경우 66점을 획득할 수 있다. 부양가족이 적거나 30대 신혼부부에게 서울 아파트 당첨은 ‘그림의 떡에 불과할 수 있다.
또 가점이 높아도 내년 4월 이후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어 내 집 마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실거주를 위한 내집마련 계획이라면 기존 주택 매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서울은 주택 수요에 비해 전반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데다 분양가상한제로 공급물량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상승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주거용으로 선호하는 입지를 찾아 보는 것이 좋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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