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HDC, 아시아나 인수 유력…애경, 뒤집기 노려
입력 2019-11-08 17:49  | 수정 2019-11-08 20:04
서울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충우 기자]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으로 최고가를 써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 유력시된다. 그러나 HDC 컨소시엄과 맞붙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에서 막판 뒤집기 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매각 측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국토교통부 인수 후보 적격성 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발표한다는 일정을 잡고 최종 선정작업을 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자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서류 심사를 통해 HDC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잠정 결론 낸 뒤 이날 오후 국토부에 HDC 컨소시엄을 비롯한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의 인수 후보 적격성 심사 서류를 송부했다.
국토부는 이들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에 적합한지 판단한 뒤 다음주 초 이를 매각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매각 측은 국토부 심사를 받아본 뒤 12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발표할 복안이다. 인수 후보 적격성 심사 등 향후 절차에서 이변이 없는 한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은 HDC 컨소시엄이 유력하다. HDC 컨소시엄은 입찰가로 2조4000억원이 넘는 가격을 제시했다. 이보다 적은 2조원을 조금 웃도는 가격을 제시한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 대비 높은 가격을 적어냈다. 이 때문에 항공사 운영 계획 등 정성적 평가에서 커다란 격차가 없고 다른 인수후보들이 '깜짝' 카드를 주말 사이 제시하지 않는 한 가격에서 앞선 HDC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HDC 컨소시엄은 신주 투자금액으로 2조원 이상을 제시한 반면 금호산업 보유 지분 31%에 대해서는 4000억원 미만 금액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금호산업은 구주 가격을 올리기 위한 협상을 HDC 컨소시엄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올해 자금을 수혈해주는 대가로 연내 매각에 실패할 경우 매각 '처분 대리권'을 행사하기로 금호산업과 약정을 맺었다. 금호산업이 매각을 지연하면 도리어 매각 관련 권한이 크게 약화된다. HDC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건으로 거래가 체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그러나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며 막판 뒤집기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HDC 컨소시엄 대비 뒤지는 입찰가를 높이기 위한 재무적투자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 사모투자펀드는 물론 '어제까지의 적'인 KCGI 역시 잠재적 연합군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KCGI는 애경그룹이 컨소시엄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협의에 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최종 승자가 가려진 뒤 남은 과제는 상세 실사다. 아시아나항공은 높은 부채비율 등으로 인해 우발채무가 곳곳에서 드러날 개연성이 크다. 이에 대한 가격 조정을 두고 매각 측과 인수자 간 갈등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승자의 저주'에 대한 시장 우려도 여전하다.
이날 유력 인수후보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전날 대비 7.31% 급락한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3.02% 올랐으며, 매각 대상인 아시아나항공이 9.67% 급등하고 아시아나IDT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한우람 기자 / 송광섭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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