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유찰되던 경매도 모두 낙찰…고삐풀린 부산
입력 2019-11-08 17:32 
부산 최고 분양가로 주목받았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자 분양권 웃돈이 1억원가량 올랐다. 사진은 `엘시티 더샵` 전경. [박윤예 기자]
"자고 나면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니라 시간 단위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요. 바로 계약금을 입금해야 거래가 성사될 정도로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8일 오전 11시 부산시 해운대구 엘시티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만난 김 모씨는 지난 6일 부산이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이후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달했다. 이날 돌아본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부산 최고 부촌 중 한 곳인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사는 기자에게 대뜸 투자팀이냐고 묻더니 "2주 전부터 서울·대구에서 온 투자팀이 인근 30년 된 아파트까지 싹 구입하고 돌아갔다"면서 "부산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당시 하루에만 매매 거래 7건이 성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관망세에 들어갔고 심지어 집주인이 위약금을 주고서라도 계약 중인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부산 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해수동)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이 일대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일부 분양권에 웃돈이 붙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산 최고 분양가로 주목받았던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조정대상지역 해제 기대감에 힘입어 한 달여 전부터 분양권 웃돈이 1억원가량 올랐다. 조망이 좋은 집은 웃돈을 최대 4억원까지 올려도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 882가구 규모 엘시티는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잔금 대출 등이 원활해지자 기존 주택 매매도 활기를 보이고, 다주택자도 살 수 있어 전국 각지에서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에서 가장 비싼 중소형 아파트 마린시티자이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웃돈이 4억원에 육박해 10억원 돌파를 앞뒀다.
해운대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수영구 재건축 아파트들도 입주권 매물이 싹 사라졌다. 부산 최대 재개발 예정 단지인 남천 삼익비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호가만 오르고 있다. 9월 수영구 남천 더샵은 입주 때까지 제한됐던 분양권 전매가 이번 조치로 6개월 뒤부터 가능해지면서 벌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등 조정대상지역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가 풀리자마자 경매로 나온 부산 지역 아파트와 상가 물건이 전량 낙찰되는 등 시장이 뜨겁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부동산 26건 가운데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부동산 12건이 전량 낙찰됐다.
이날 응찰자가 24명이나 몰린 해운대구 재송동 '더샵센텀파크1차' 전용면적 84.7㎡는 2회차 입찰에서 감정가(5억5800만원)보다 높은 5억6315만원에 낙찰됐다. 앞서 한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금액이 감정가의 80%인 4억4640만원으로 떨어졌던 곳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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