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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리온`…채명진 대표 "올해 관리종목 탈피…유상증자도 연내 마무리"
입력 2019-11-08 15:10  | 수정 2019-11-08 15:19
7일 아리온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채명진 아리온 대표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코스닥상장사 아리온에 20대 젊은 전문경영인(CEO)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실적에 발목을 잡은 기존 셋톱박스 사업은 과감히 축소하고 향후 성장성이 높은 미디어커머스 사업 영역으로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1990년생으로 최연소 코스닥상장사 대표 타이틀까지 거머쥔 채명진(29·사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7일 아리온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채 대표는 "올해 흑자경영으로 관리종목을 탈피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신규 사업 편입으로 이미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6일 이사회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에 오른 지 두 달이 지났으나 그의 경영 행보는 거침이 없다. 대학 졸업 후 푸드트럭, 력셔리 브랜드 유통, 신진 디자이너 패션 플랫폼, 블록체인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아리온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소울시티컬쳐스, 케이브랜드시티, 밀라노익스프레스 등 과거 본인이 창업했던 미디어 커머스 회사를 아리온 신규 사업 부문을 편제한 데 이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계 유망 기업들 인수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채 대표는 "아리온의 경우 셋톱박스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시장의 변화로 더이상 폭발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신사업 이커머스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운을 띄었다.

미디어 커머스는 사회관계망(SNS) 콘텐츠 등을 통해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방식의 사업 모델로 오프라인 판매와 비교해 유통비는 낮고 고마진을 기대할 수 있어 수익 창출에 용이하다.
채 대표는 "트렌드가 빠른 이커머스의 특성상 푸드, 의류 등 리스크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 대신 소형가전, 전자기기 등과 같이 제품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매출이 발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젊은 대표의 추진력에 힘입어 회사 실적도 회복세를 보인다.
올 상반기 추가된 미디어 커머스 부문이 반영되면서 아리온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6억원, 순이익 10억원을 달성했다. 2015년 3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흑자전환이다. 신규사업으로 셋톱박스 사업 부문 적자를 만회했다는 평이다. 이어 3분기에도 매출액은 53억, 영업이익은 1억원을 내면서 현재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올해 관리종목 탈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적 개선에 따라 그동안 수십 차례 연기돼 주주들의 원성을 샀던 '유상증자 납입'의 건도 올 연말까지 마무리 짓겟다는 계획이다. 앞서 아리온은 지난 2016년부터 300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밝혔으나 업계 불황과 회사의 적자 행진에 투자자 측의 의지가 희석되면서 15차례나 납입이 지연됐다. 결국 채 대표를 비롯한 신규 경영진 취임과 함께 이전 유상증자 납입 대상의 건은 전면 철회하고 유클리드인베스트먼트, 꼭두마루, 티씨에스코리아, 김영복 씨, 빌드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유증 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회사는 오는 12월 이들을 대상으로 2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채 대표는 "5곳 모두 우호지분의 성격으로 향후 증자 완료하면 지분율 최대 20%를 확보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게 된다"며 "현물과 자산출자로 진행될 예정으로 향후 미디어 커머스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편입하기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커머스를 필두로 기존 사업인 셋톱박스와 엔터테인먼트 영역 등과도 시너지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미 영국 주택시장의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 인코라(Inchora) 손을 잡고 국내 및 영국의 디지털 플랫폼 시장 진출을 위한 상호간 기술, 제품 및 서비스 지원·협약을 맺었다. 또한 미국 'XNRGI'와 손잡고 2차전지 사업에도 뛰어든다. 아시아 총괄 밴더 사업권 획득을 확보했다. 내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전자기업과 전기차를 개발 업체들과 협업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포부다.
채 대표는 "주력 사업이 될 미디어커머스를 중심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과 함께 직접 자사주 매입하는 등 주가 부양에 대해서도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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