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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히어로즈 해법, ‘퇴출’만이 답이다
입력 2019-11-08 10:50  | 수정 2019-11-08 13:50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를 야구계에서 축출하기 위해선 야구단을 리그에서 "퇴출"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사진=MK스포츠 DB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일 키움 히어로즈 구단으로부터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정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받는다. KBO는 이 서류를 바탕으로 히어로즈에 대한 제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제재 범위와 실효성의 의구심을 낳고 있다.
‘옥중경영과 관련된 인물들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연루 의혹을 강하게 받고있는 현재 경영진을 KBO가 징계를 내릴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설령 이들에게 징계를 내린다 해도 이장석 전 대표의 원격조종을 막을 수 있을까 하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장석 전 대표는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67.56%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자 지배주주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KBO는 이사회 직권으로 배임·횡령으로 구속된 이장석 전 대표의 야구단 경영권을 박탈했지만 이는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많다.
이장석 전 대표는 내년 중반 만기 출소한 뒤 자신의 권한회복을 위한 민사소송이나 나아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히어로즈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허민 사외이사회 의장이나 하송 사장은 단 1%의 구단 지분도 없는 허수아비일 뿐이다. KBO가 무슨 수로 이장석 전 대표의 경영을 막을 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KBO로선 이장석 전 대표의 야구단 경영을 그냥 지켜볼 수도 없다. 이장석 전 대표는 야구단을 통해 얻은 수익을 온갖 불법적 행태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했다. 리그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해야 할 구단주 겸 대표가 야구단을 사유화해 퇴행과 불법의 온상으로 만들었다. 이장석 전 대표에게 야구단을 더 맡겨놨다간 히어로즈 뿐 아니라 KBO와 나머지 9개 구단 모두가 공멸하게 될 것이다. 이장석 전 대표의 불법행위가 드러나기 시작한 2년 전부터 이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히어로즈에서 비롯된 팬들의 실망감과 이어진 관중감소는 전 구단으로 옮겨가고 있다.
KBO가 취해야 할 방법은 단 하나다. 히어로즈의 ‘리그 퇴출이다. 이장석 전 대표의 경영권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몇몇 구단에선 이미 지난 해부터 히어로즈의 퇴출을 주장해 왔다. 일부에선 KBO가 무슨 권한으로 특정 구단을 몰아낼 수 있냐고 항변하지만 다른 구단들이 히어로즈와 같은 리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9개 구단이 히어로즈를 리그에서 제외시키고 신생팀 창단을 주도하면 된다. 히어로즈의 선수들은 신생팀에서 흡수한다. 이렇게 되면 히어로즈는 리그에서 자연도태될 것이고 이장석이란 인물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관건은 KBO와 9개 구단의 의지다. 히어로즈로 인해 38년째 이어온 프로야구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데 모든 야구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지금같은 방식으론 히어로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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