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계도 "내년 韓증시 맑음"…힘받는 코스피 바닥론
입력 2019-11-07 17:54 
'코스피 바닥론'이 힘을 얻으면서 증권사들이 내년 전망을 속속 '맑음'으로 수정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마저 한동안 암울했던 한국 증시 전망을 수정하고, 내년 전망을 밝게 보는 보고서와 공식 발언을 내놓고 있다.
7일 열린 맥쿼리증권 기자간담회에서 황찬영 맥쿼리증권 대표(사진)는 "지금은 주식을 파는 대신 사야 할 시기"라며 "2017년 말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견해를 부정적으로 바꿨지만 최근 들어 8월쯤부터 다시 전망을 변경했다. 앞으로 주식시장 전망은 좋다"고 말했다. 외국계 대표 증권사 한 곳에서 한국 증시 전망을 전면 수정한 것이라 주목된다.
맥쿼리가 이같이 전망을 수정한 근거는 결국 '사이클상 바닥론'이다. 황 대표는 "경제 순환 측면에서는 올해까지 안 좋았다. 사이클상으로는 올해 4분기가 바닥"이라며 "내년에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바닥이기에 투자 측면에서 주식을 살 시기라는 것.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달 2020년 전망 보고서를 내면서 "2018년 하반기부터 보수적으로 견지해 온 시각을 전환한다"면서 "코스피는 지난 2년간 이어온 약세장을 탈피할 것이고 20%는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밴드는 2000~2500으로 예상했다.
다만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계속 숙제로 남아 있다. 황 대표는 "단순히 경기 순환에 따른 반등에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구조적으로는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5년간 지속해서 낮아지는 모습"이라며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동률과 설비투자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나 기술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내년 코스피 전망 또한 올해와 비교해 조금 나아질 뿐 확연하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은 곳도 있다. 최근 한국 증시를 들었다 놨다 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진척이 변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0년 한국 증시는 실적 바닥론이 이어지며 연초에는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이 같은 부정적 요인에 더 큰 비중을 두며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다른 증권사 대비 낮은 2250으로 봤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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