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부 겨울 가뭄…목 타는 주민들
입력 2008-12-22 11:33  | 수정 2008-12-23 12:20
【앵커멘트】
강원도를 비롯해 일부 지방에는 폭설이 내렸지만, 영남 일부 지역에서는 겨울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울산의 한 마을은 계곡물로 생활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모자라 주민들이 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울산중앙방송, 박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허리가 굽은 여든 살 할머니가 손수레를 밀며 힘겹게 언덕길을 오릅니다.


손수레에는 물통 가득 식수가 실려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오르막길에 무거운 물을 싣고 오르다 보니 물통이 떨어져 깨지는 일도 허다합니다.

이렇게 물을 나르는 게 하루에 서너 차례, 물 때문에 갖은 고생을 겪은 할머니는 결국 울화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이경수 / 울산 북구 신현동 구남마을
-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못살아."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의 다른 주민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 인터뷰 : 울산 북구 신현동 구남마을 주민
- "한달 전에 결혼식 하는 집은 화장실도 못 쓰고 큰일"

상수도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이 마을 주민들이 물 때문에 고통을 겪기 시작한 건 2달 전부터.

지난 9월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그동안 생활용수로 사용해오던 계곡물이 말랐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박성훈 / 울산중앙방송 기자
- "물 기근이 심할 때만 사용하던 비상용 우물도 바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빨래한 물로 몸을 씻어야 할 정도로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데도, 행정의 대처는 안일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울산시 북구청 관계자
- "일단 이물은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시지 말고 먹는 물은 따로 사다 드시고, 일단 생활용수로 쓰시라고 얘기하고 우선 넣었습니다."

마을에 상수도가 개통될 것으로 예정된 시기는 내년 5월, 하루하루 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주민들에게 고통스러운 겨울은 유난히 길기만 합니다.

JCN뉴스 박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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