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한 날 전세계 1만명의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가 초래할 위기를 '전례 없는 고통'으로 표현하며 경고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153개국의 과학자 1만1258명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학술지인 '바이오사이언스'의 기고글에서 "과학자들은 40년 전부터 기후 변화를 경고했지만 온실 가스 배출은 급격히 늘고 있고,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며 "전례 없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기후 변화 대비에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 5장 분량의 글에서 그래프 총 29개를 인용해 기후 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드러냈다. 1979년부터의 인구 증가, 메탄 농도 변화 상승 등 기후 변화 원인과 결과로 꼽히는 수치를 그래프로 표현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지구 온난화 음모론'을 일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기고글에서도 "과학자는 인류가 처한 파멸적 위기를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며 "명백하고 분명히 말하건대, 지구는 기후 변화 위기에 처해있다"고 적었다.
이 같은 기고문 발표는 미국이 파리기후변화 협약 공식 탈퇴 절차에 돌입한 날에 이뤄져 이목을 끌었다.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탈퇴 이유에 대해 "미국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에게 전가되는 불공정한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파가 닥친 날 트위터에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건가" 등 글을 올려 기후 변화를 음모론으로 치부해왔다.
[진영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