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를 기록했지만 전년비 감소세가 8개월째 이어져 '불황형 흑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9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한편 수출 감소폭이 더 커 경상수지 흑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33%나 줄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경상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는 74.8억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줄었다. 경상수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은 올 2월부터 8개월째로, 지난 2016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전년비 감소세를 기록한 이후 2년 4개월 만의 최장 기록이다.
9월 수출과 수입은 447.2억달러와 387.4억달러를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비 11.7%, 5.6% 감소한 수치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올해 1~9월 중 7개월에 달한다. 수출은 반도체(86.8억달러, -31.6%)와 석유제품(35.2억달러, -18.2%)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시적으로 31% 증가한 선박수출을 제외하면 감소폭은 12.9%까지 커진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단가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경기가 둔화돼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수입은 줄었지만 소비재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원자재 수입은 13.9%감소한 188.3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자본재는 0.1% 감소해 131억달러로 나타났다. 원자재 수입 감소는 원유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원유(-19.2%), 가스(-27.5%), 석유제품(-27.3%)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승용차(55.8% 증가)를 중심으로 12.4% 늘어난 68,1억달러였다.
여행 등을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25.1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9월(24.7억달러 적자)와 큰 차이는 없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 적자폭이 지난해 11.5억달러에서 7.8억달러로 32% 줄었다. 특히 일본여행 출국자는 전년비 58.1% 급감했다. 박양수 국장은 "일본 등 해외여행이 줄고 중국·일본인의 입국이 늘어 여행수지 적자는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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